[기고] ‘수억원 세금’ 아끼던 상생 임대인 제도, 일몰이 다가온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지원책 가운데 대표적인 임대차 인센티브 제도로 꼽히는 것이 바로 상생 임대인 제도다. 최근 정부의 세제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상생 임대인 제도의 연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026년 말 제도가 일몰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택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향후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상생 임대인 제도는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할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22년 전·월세 시장의 임차인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임대인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상 억제를 유도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됐다.

 

 제도의 핵심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완화에 있다. 일반적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취득한 1세대 1주택자는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 2년 이상 보유와 함께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상생 임대인 요건을 충족하면 실거주 요건을 채운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에 임대인이 직접 입주하지 않더라도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상생 임대인 제도는 단순한 임대차 안정 대책을 넘어 임대인의 강력한 절세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수도권 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가운데 직장이나 자녀 교육, 해외 체류 등의 이유로 직접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 활용도가 높다. 지방 근무 중인 직장인, 일시적 해외 파견 근로자, 다른 지역에 임차 중인 고령층 등이 대표적인 수혜 계층으로 꼽힌다.

 

 수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하더라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서울 주요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폭을 고려하면 절세 효과는 상당하다. 특히 서울 강남권이나 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벨트 외 경기 과천, 분당 등지의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다만 제도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주변 임대료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5% 이내 인상만 허용되기 때문에 임대인은 일정 부분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또한 기존 임차인이 있어야 적용할 수 있으므로 신규 임대차 계약에는 활용할 수 없다. 임대료 인상률 계산 방식이나 임대차 계약 증빙 등 행정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결국 상생임대인 제도는 임차인에게는 임대료 안정 효과를, 임대인에게는 양도세 절세 혜택을 제공해 온 대표적인 상생형 정책이었다. 정부로서는 임대차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일정 부분 달성했지만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률을 감안할 때 정책 필요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며 최근 관련 제도의 일몰 논의가 커지고 있다.

 

 만약 올해 말 상생 임대인 제도가 종료되고 별도의 연장 조치가 없다면 임대시장과 매매시장 모두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임대시장에서는 임대료 인상 억제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세제 혜택을 고려해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유지한 집주인들이 적지 않았지만 제도가 종료되면 이러한 유인이 사라진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 압력이 늘 수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일부 주택 보유자들의 매도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 직접 거주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거주가 어려운 보유자들은 비과세 혜택을 포기하고 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관련 제도가 완전히 종료될 경우 임대료 상승 압력 확대와 실거주 요건을 둘러싼 절세 움직임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 임대인 제도의 연장 여부는 올해 하반기 수도권 주택시장과 세제개편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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