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45년 역사 hy중앙연구소…유통전문기업 도약 ‘산실’

hy중앙연구소 전경. 사진=hy

[김진희 기자] 한국야쿠르트가 올해 초 hy로 사명을 바꾸고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하자 유통업계 시선이 hy중앙연구소로 쏠렸다. hy는 식음료에 한정된 기업 이미지 탈피를 위해 ‘물류’와 ‘균주B2B’를 양대 사업 축으로 낙점했는데, 특히 hy는 식품업계 유일무이한 균주 분리·배양·생산·판매가 가능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 중심에 hy중앙연구소가 있다. 지난 1976년 설립된 식품업계 최초 기업 부설 연구소로, hy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2일 이정열 hy중앙연구소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균주B2B 사업과 연구소 현황, 시장 상황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45년 역사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공략

 

 경기도 기흥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자리한 hy중앙연구소는 올해로 설립된 지 45년째다.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한 덕에 라이브러리에 수집된 균주만 5000여 종이 넘는다.

 

 이 소장은 “균주 연구 프로세스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균주 라이브러리가 연구기술력의 핵심이 된다”고 말했다. 라이브러리 규모가 클수록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의 균주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피부 재생, 체지방 감소 등 특정 목적을 가진 균주를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매칭하고 기능성을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균주 라이브러리 규모가 클수록 목적에 맞는 균주를 찾는 일이 빨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hy연구소가 개발한 특허 균종은 현재 52종이며, 통상 개발에 5년 이상 걸리는 식약처 인증 개별인정원료도 6종 보유 중이다. 

 

 대표적으로 ‘HY2782’는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하 윌)’ 제품을 제외한 모든 발효유에 들어 있다. ‘윌’의 경우 ‘HP7’이 핵심 균주인데, 800여 종의 유산균 중 헬리코박터균과 결속력이 높아 최종 선별한 유산균 7종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HY7712’, ‘HY7715’ 등 여러 균주가 ‘프로닉’, ‘멀티비타 프로바이오틱스’등의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냉동보관된 5000여종 균주 라이브러리 모습. 사진=hy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확대로 B2B사업 순풍

 

 이렇듯 hy중앙연구소가 균주 연구에 집중하는 까닭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과거 ‘유산균’이란 용어로 불리기도 했던 프로바이오틱스는 ‘체 내에 들어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균’을 의미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8856억원 규모인데, 이는 2018년 5424억원 대비 63% 넘게 성장한 수치다. 관련 업계에선 올해 1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균주B2B 거래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hy는 지난해 4월부터 기업 간 거래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분말 형태로 외부에 판매 중인데,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 10톤을 달성했다. 1500ℓ 배양탱크에서 약 15㎏씩 소량 생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속도인 셈이다.

 

 이 소장은 “올해 거래 규모도 지난해 대비 175% 신장한 8200㎏에 달한다”며 “10톤은 65㎖ 야쿠르트 라이트 기준 10억개 이상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주목…활용분야 넓어져

 

 최근에는 기대 수명 증가로 웰-에이징(Well-Aging; 건강한 노화)이 주목받으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도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소장은 “피부미용, 다이어트 등이 대표적인 분야인데, hy는 피부보호막 유산균으로 불리는 ‘HY7714’와 체지방 감소에 효과를 주는 ‘킬팻’ 프로바이오틱스를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HY7714는 국내 최초 식약처 인증 피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로, 섭취 시 자외선에 의해 형성된 다이아몬드형 깊은 주름이 개선됨이 확인됐다. 실제로 주름 수와 면적은 각각 56, 48%, 깊이는 83%까지 감소됐다.

 

 킬팻은 두 가지 균주가 합쳐진 복합형 프로바이오틱스다.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연구 기간만 17년, 개발비는 30억 원에 이른다. 보유하고 있는 5000여개 종균 라이브러리에서 스크리닝 작업을 거쳐 체지방 감소에 가장 효과가 있는 2개 균을 골라낸 것이다. 

 

 이 소장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찾는 수요도 트렌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기존 피부, 체지방 감소 유산균 외 면역, 여성건강, 반려동물 관련 기능성 소재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hy는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연구기업인 이뮤노바이옴과 협약을 맺고 ‘파마바이오틱스(pharmabiotics; 질병 치료 목적의 살아있는 미생물)' 공동연구에도 착수했다.

 

hy중앙연구소 연구원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분리중이다. 사진=hy

◆국내 시장, 수입산 중심→한국형 균주로 전환 노력

 

 현재 국내 유통되는 프로바이오틱스 대부분은 수입산이다. 업계는 수입산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해, 일찍이 낙농산업을 시작한 유럽이나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수입해 들여오고 있는 상태다.

 

 이 소장은 “대부분의 발효유는 수입 균주를 원유에 혼합해 말 그대로 발효해서 만들어진다”며 “국내 식품업계 중 균주를 직접 분리해 배양, 생산, 유통까지 하는 업체는 hy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hy중앙연구소는 자체 유산균 개발에 힘쓰며 1조원 가까운 시장 원재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균주개발은 전문 연구인력이 없으면 시도조차 어려운 영역으로 손꼽히는데, hy는 식품영양, 식품공학, 미생물, 화학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석·박사로 구성된 80여명의 연구진이 활약 중이다.

 

◆“프로바이오틱스, 다양하게 섭취해야 효과↑”

 

 그렇다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어떻게 섭취해야 효과적일까. 이 소장은 “다양한 종류를, 많이 보다는 꾸준히 섭취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장을 유지하려면 장내에 유익균이 80% 정도를 유지해야 하며 프로바이오틱스 특징상 생존에 필요한 먹이가 없다면 증식이 불가능하다. 즉, 생존율이 높은 프로바이오틱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장 내 유익균 비율이 높을수록 좋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이 소장은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없다”고 유보적인 판단을 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장내 세균총의 균주는 다양할수록 건강한 장이며, 이러한 장내세균이 황금비율(유익균 35%, 유해균 15%, 중간균 60%)을 유지해야 건강한 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해균은 적을수록 좋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이 소장의 설명이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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