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타파한 롯데…‘도전’ 방점 찍은 인사로 위기 이겨낼까

왼쪽부터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 내정자. 사진=롯데그룹

[김진희 기자] 롯데의 2022년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도전’으로 요약된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반복되던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신세계 출신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쇄신을 단행했다.

 

아울러 기존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4개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5년만에 폐지,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했다. 실행력과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조직개편을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앞선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실적 부진으로 롯데의 아픈 손가락이던 유통·호텔 부문 수장의 전격 교체다.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가 각각 유통군,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선임됐으며,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순혈주의 색채가 강했던 과거 롯데 인사와 비교해보면 이번 외부인사의 영입은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그만큼 현 유통부문 상황을 위기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사들과 달리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도 롯데 유통부문 실적 부진이 길어지면서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롯데쇼핑의 누적 매출은 11조7890억원, 영업이익은 98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40.3%씩 하락했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 신장률도 5.9%에 그치면서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각각 15%, 15.1%씩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온라인 부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 이커머스 부문의 사업적자는 3분기까지 1070억원에 달한다. 롯데는 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을 한데 모아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운영 중이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경쟁사인 신세계가 올해 초 이베이그룹을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3강에 합류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이에 따라 새롭게 사령탑에 오를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부 총괄대표(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부사장)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현 부회장은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까지 지낸 P&G맨이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정준호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널, 신세계백화점, 조선호텔, 이마트 부츠 사업 등을 담당한 신세계 출신 인사다. 유통에 잔뼈가 굵은 두 임원의 역할이 주목된다.

 

롯데는 이번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통한 혁신에도 힘을 줬다. 2017년 3월 도입한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5년 만에 폐지하고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기존 4개 BU 체제를, 주요 사업군 중심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HQ 조직으로 재편한다.

 

롯데 측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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