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외 거주자’를 위한 상속과 자산관리 솔루션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A씨는 약간의 현금과 4층짜리 건물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세 아들은 모두 외국에 각각 따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한국에 들어와 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A씨는 부인과 사별한 후 혼자 살며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현재 별다른 문제는 없지만 점차 건강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껴 늘 마음 한편이 불안하다.

 

자녀들은 상속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모두 해외에 살고있고 여유가 있어 건물을 상속받기 보다는 처분해서 A씨 노후자금으로 모두 쓰고 원하는 곳에 기부하는 것도 좋다는 입장이다. 상속을 받기 싫다기보다는 국내에 있는 재산이 부동산이라 자신들이 상속을 받더라도 결국 관리가 어려워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A씨는 생전에는 자신이 부동산을 관리하고, 사후에는 그 부동산을 매각해 아들 셋에게 공평하게 현금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상속비율은 3분의 1씩이므로 굳이 유언장을 작성할 필요가 없고, 부동산을 현금화해서 상속까지 무사히 처리해줄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A씨에게는 신탁이 거의 유일한 해법이다. 부동산을 상속하되 현금화해 지급하며 상속절차에 대한 지원까지 함께 설계하는 복합적인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에 있는 세 아들을 위해 한국의 상속신고와 세무처리, 그리고 부동산에 대한 관리와 처리방법을 미리 대비해둔 것이다.

 

해외 이주자가 많아지고 이주 역사도 깊어지면서 점차 현지에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교민들도 늘었다. 초기 세대들은 한국에서 이주했지만 그 자녀들은 이제 현지에서 태어나 생활하고 있다. 상속의 관점에서 보면 이주 교민들의 부모세대가 사망할 경우 상속처리 절차가 복잡해지고 갈등의 가능성은 늘어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상속재산 분할 협의 과정도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해외에 거주 중인 상속인은 상속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진행 단계별로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할 수 있다. 물론 상속재산의 규모가 크거나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진행할 수 있지만, 적합한 법률대리인을 선임하는 것도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 외에도 상속받은 재산이 현금이 아닌 부동산일 경우, 또 부동산이 주택이 아닌 경우라면 더욱 걱정이 될 것이다. 규모가 크든 작든 부동산은 적절하게 관리를 해줘야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처분도 해외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과연 적절한 가격을 받을 것인지, 그 절차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다.

 

이처럼 신탁은 해외에 오랫동안 거주해서 국내 제도를 잘 모르는 상속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제도와 관습속에서 생활해온 복수의 상속인들이 원만하게 재산을 분할하고 상속절차를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효율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관리와 처분뿐만 아니라 재산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최근 은행업권이 내놓는 수탁상품에 꾸준히 돈이 몰리면서 수수료 이익도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지주의 신탁 관련 수수료 이익은 3613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0.46%(342억원) 늘어났다. 

 

관리하는 부동산의 관리가 점점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또 자녀 중 누군가가 해외에 거주 중이라면 ‘리빙트러스트’ 상담을 통해 좋은 해법을 찾아길 권한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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