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업승계세제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최정욱 KB국민은행 공인회계사

최정욱 KB국민은행 공인회계사

# 김포에서 기계장치 제조법인을 운영하는 A씨는 가업승계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주변 사장들은 가업승계를 끝내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것 같아 본인도 서둘러야 하나 싶다가도 막상 승계를 하려니 많은 세금 부담에 망설여진다. 주변에서 추천하는 승계 방법도 여러 가지인데, 어떤 게 가장 좋은 것인지 구별도 쉽지 않다. 법인을 운영하는 A씨와 같은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가업의 승계는 법인등기변경을 통한 대표이사직의 승계와 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승계로 구분된다. 세금과 직접관련 있는 것은 주식의 승계인데, 주식의 승계방법은 예상보다 다양하다. 승계방법이 많다보니 승계를 고민하는 이들의 고민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을 미루는 동안 주식의 가치가 계속 증가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승계 방법을 선택할 때는 기준점을 잡아야 한다. 기준점이란 다양한 방법을 서로 비교하기 위한 표준과 같다. 주식을 가장 단순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승계하는 경우 발생하는 세액과 장단점이 그 것이며, 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비교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재산의 승계와 관련된 기준점은 증여와 상속 시 발생할 증여세와 상속세가 된다. 다만, 주식의 승계와 관련해서는 세법에서 마련한 가업승계세제가 그 기준이 된다. 

 

가업승계세제는 증여 시 사용할 수 있는 가업승계 증여특례와 상속 시 활용할 수 있는 가업상속공제로 구분된다. 증여특례는 가업에 해당하는 법인의 주식을 증여할 경우 100억 원을 한도로 하여 30억 원까지는 10%, 30억 원 초과 분에 대해서는 20%의 저율로 과세하는 제도이다. 일반 증여세는 30억 원 초과 분에 대해 50%의 세율이 적용되므로 강력한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세 계산 시 가업에 해당하는 재산 및 주식가치에 대해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세액으로 따지면 상속세를 최대 250억 원까지 줄여주는 셈이다. 

 

가업승계세제가 위와 같이 무지막지한 세제혜택이다 보니 주식의 승계와 관련하여 세액이 가장 적게 나오는 방법을 찾으면 대부분 가업승계세제로 귀결된다. 아무리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더라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렇게 ‘화끈하게’ 세금을 줄여주는 방법이 없다.

 

다만 세법에서는 여러 요건을 갖추도록 하는데 주로 과거부터 해온 가업이 맞는가와 승계 이후에도 계속 경영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규모, 가업영위 기간, 업종, 주식 보유의 계속성이 세법에 부합해야 한다. 그 외에도 대표이사 영위요건 및 승계자에 대한 요건 등 도 있으나 증여특례와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이 차이가 있으므로 각 제도별 요건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상속공제를 받은 후 7년간 종업원을 유지해야 하는 종업원 유지요건은 가업상속공제에만 적용되는 식이다.

 

이러한 요건들에 부담을 느껴 약간은 편법적인 방법을 찾는 경우도 있다. 자녀 명의 법인을 설립하고 매출처나 매입처를 자녀 법인에게 몰아주거나, 자녀의 법인을 키운 후 합병을 통해 기존의 사업체에 대한 지배력을 자녀에게 주는 방안 등이 그 것이다. 다만 당장의 세부담은 가업승계세제와 버금가게 줄일 수 있으나, 세무상 리스크인 추가적인 과세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승계를 검토하는 경영진은 반드시 기준이 되는 가업승계세제의 요건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정욱 KB국민은행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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