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언택트가 생존의 길… 이용액 줄었는데, 간편결제 ‘급증’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전자지급결제대행 이용 실적과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을 종합하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한 반면 간편결제 이용액은 급증하는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언택트 상품’에 카드업계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증명됐다. 올해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이 감소한 반면 전자지급결제대행 서비스, 이른바 간편결제는 급증한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앞당겨진 디지털금융이 카드업계를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실물카드 사용보다는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26조1000억원) 대비 0.3%(1조3000억원)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26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0%(2조80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2019년 상반기, 2019년 각각 8.6%, 7.4%, 7.1%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과 확연하게 차이를 보였다.

 

신용카드 발급매수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1억1253만매로 전년 동기(1억870만매) 대비 3.5% 증가했다. 이 역시 증가율이 둔화한 흐름이다. 지난 2018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최소 5.6%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반면 전자지급서비스는 급증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 이용실적(일평균)은 1782만건, 6769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1350만건, 5870억원) 각각 32.0%, 15.3% 증가했다. 전년 동기(1050만건, 5056억원) 대비로 계산하면 증가율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한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면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식품, 생활용품, 음식 배달 등의 온라인 결제를 주로 대행하는 업체 중심으로 실적이 매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이다. 올해 상반기 이용 실적(일평균)은 731만건, 2139억원으로 2019년 말(680만건, 1909억원) 대비 각각 8.0%, 12.1% 증가했다. 전년 동기(530만건, 1580억원) 대비로는 각각 37%, 35% 증가한 수치이다.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간편 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빅테크를 포함해 삼성페이, 토스 등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으며, 카드업계가 가속화하는 언택트 시대의 디지털 금융으로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생존 전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변수 속에 나타난 결과지만, 언택트 환경이 카드업계의 위기와 간편결제업계의 기회로 작용했다”라며 “규제 불균형 등의 과제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카드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시스템을 재편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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