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자제한법'에 떠는 서민들…“돈 빌릴 곳 사라질라”

코로나19·장마에 서민 경제 무너졌는데…부담 가중만 우려

최고 금리를 연 10% 이하로 내리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이 여권을 중심으로 발의되고 있다. 여신업계는 서민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목적은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준 기자] ‘저신용 등급의 서민은 어디가서 대출을 받나요?’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연 10%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두고 개인신용 6등급 이하 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만약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6등급 이하 서민은 신용대출 시장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고,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최고 금리를 연 10%로 내리는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민주당 의원 176명에게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10%로 인하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앞서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최고 금리를 연 20%로 낮추는 법안을 내놨다. 최고 금리를 연 20% 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처럼 여권은 ‘서민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분 아래 최고 금리를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인하하기 위한 당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전국을 물바다로 만든 장마로 인해 서민 경제가 무너진 상황 속에서 최고 금리를 낮춰 부담을 덜어준다는 당 정책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고 금리 인하는 서민이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할 수 있다는 현실을 충분하게 수렴하지 않았다는 것이 금융권 목소리다. 이유는 바로 개인신용 등급에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개인신용 6등급 이하 서민의 경우 저축은행, 캐피털, 대부업체 개인신용대출 승인율이 10% 미만 수준”이라며 “이 경우에도 금리는 연 20%이다. 최고 금리는 연 10%대로 낮추게 된다면, 개인신용 6등급 이하 서민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 이용자는 220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연 10%로 이자율은 제한하게 되면 대부업 이용자 포함 약 860만명이 제도권 신용대출 시장에서 밀려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는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2010년 44%에서 2014년 34.9%, 2018년에는 24%까지 떨어졌다. 업계 1위였던 산와머니 등 주요 대부업체는 법정 최고금리가 24%까지 떨어지자 수익성 악화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고, 중소형 대부업체는 잇따라 폐업하기도 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개인신용 등급으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서민은 대부업체에서마저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지난 2018년 기준 불법 사금융 이용자 평균 금리는 연 110%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최고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하지만 저신용 계층의 자금 이용 가능성을 위축할 수 있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금융사의 영업여건, 서민금융 공급상황 등을 다각도로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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