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2000달러 선 붕괴…상승 마감이냐 하락 조정이냐

러시아 세계 첫 코로나 백신 등록…7년만에 최대폭 하락
경기회복에 상승동력 잃어…"상승세 속 하락 조정" 의견도

금 시세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등록 소식에 폭락한 가운데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임정빈 선임기자]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는 소식에 국제 금시세가 폭락했다.

 

안전자산인 금은 그동안 경기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를 바탕으로 2100달러에 육박하는 상승랠리를 거듭했다.

 

그러나 금시장에 최대 악재인 백신 등록에 봉착,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가운데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향후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장중 한 때 5% 이상 폭락세를 보이다 온스당 4.6%(93.40달러) 내린 1946.30달러에 마감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013년 4월15일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의 하락이다.

 

9월 인도분 은도 온스당 3.21 급락한 26.05달러에 장을 마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마켓애널리스트는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는 뉴스 헤드라인이 금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밝혀, 백신의 신속한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

 

금 시세가 그동안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했던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면서 헤지 및 투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된다면 V자형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되고, 투자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원자재 담당분석가는 이와 관련, “그동안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상승랠리를 보였던 금와 은, 백금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그동안 가격 상승을 통해 충분히 이익을 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이 개발되면 경기 회복이 빨라지고 인플레 압력에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런 맥락 속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굳이 금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금과 은 등 귀금속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다.

 

반대로 금 시세의 상승은 마감되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캐나다의 귀금속전문매체인 킷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금과 은 가격의 큰 하락은 상승 추세 중 하락 조정에 불과하다”며 상승 모멘텀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배경으로는 미국의 경제부양책이 추가되는 가운데 G20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마치 카르텔처럼 협력해서 일제히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점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등록과 11월 미국 대선관련 소식은 앞으로 금 시세 등락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단 시장 컨센서스는 금의 폭등장세는 마감됐고, 시장 균형을 맞춰가는 단계라는 쪽으로 맞춰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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