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르덴셜 파이낸셜 "저성장 韓 푸르덴셜생명 매각"…컨퍼런스콜 내용을 보니

한국 푸르덴셜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한국과 대만, 이탈리아 등 저성장지역 법인을 매각하고 업무자동화에 나선다고 최근 발표했다. 출처=푸르덴셜 파이낸셜

[임정빈 선임기자]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한국보험시장의 낮은 성장성 때문에 푸르덴셜생명을 매각했고, 이에 따라 늘어난 자본이익은 자사주 매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푸르덴셜보험의 가장 큰 장점인 라이프플래너 시스템은 일본 등에서만 유지하고 디지털방식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등 거대한 전략변화를 밝혔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가 17억달러(2조188억원)의 거액을 들여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데 대한 의구심이 다시 일고 있다.

 

10일 보험권 및 미국 전문매체에 따르면 찰스 로리 푸르덴셜 파이낸셜 회장은 이달 초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찰스 로리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 회장 겸 최고경영인(CEO)이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한국에서 푸르덴셜생명 매각은 저성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출처=푸르덴셜 파이낸셜

로리 회장은 “한국과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대만 등 보험 저성장지역에 대한 법인을 매각하거나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늘어난 자본이익은 자사주 매입과 함께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금융분야에 투입,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푸르덴셜 파이낸셜은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선진국지역의 보험법인들이 모두 매우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법인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비해 매우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고 생산력이 높은 라이프플래너 모델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푸르덴셜생명은 자본 비용에 비해 매력적인 수익을 창출, 모기업 현금 흐름에 크게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말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써 푸르덴셜 파이낸셜은 이번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한국의 푸르덴셜생명 매각을 매우 잘했다는 분위기를 드러냈다.

 

반대로 KB금융지주로서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오히려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KB생명의 자산규모는 현재 17위 수준이지만 푸르덴셜을 인수하게 되면 10위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규모를 다소 키웠지만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빅3에는 근접하지도 못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저금리 상황이 심화해 생명보험업 자체가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마당에 덩치를 키운 것은 경영에 부담을 키운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올해 들어서만 영구채와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을 세 차례나 진행했고 배당정책에서도 상당한 압박이 예상되고 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한국에서 푸르덴셜생명을 매각, 자사주 매각과 주주 우호적인 배당조건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여기에다 전통적인 라이프플래너방식의 영업이 주력인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는 것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겠냐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은 이와 관련, 언더라이팅 자동화 등으로 프로세스 개선 등을 대폭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소비자들이 라이프플래너 없이 스스로 손쉽게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고객 참여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해나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코로나19에 대응, 금리에 민감한 상품과 개인생명보험상품 판매를 대폭 줄이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과 푸르덴셜 파이낸셜은 상당히 대조적인 전략을 추진하는 셈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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