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내수·수출 동반악화…장기화땐 위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내수가 동반악화하는 가운데 사태 장기화 시 경제위기가 초래될 전망이다. 사진은 코로나19로 고객이 뚝 끊어진 상점가. 출처=연합뉴스

[임정빈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수출이 동반 악화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1분기 소비와 수출이 격감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1.6%로 추락할 전망이다.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가계지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지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비소비지출(세금, 사회보험료 등)까지 동반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구당 명목 월평균 소비지출은 287만8000원으로 작년 1분기(306만1000원)보다 6.0%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함에 따라 교육(-26.3%), 오락·문화(-25.6%), 의류·신발(-28.0%), 음식·숙박(-11.2%) 등의 지출이 크게 줄었다.

 

1분기 소비지출은 1∼5분위 모두에서 동시에 감소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5월 수출도 충격의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4월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어서 2분기 수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20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3%(5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무선통선기기(-11.2%), 승용차(-58.6%), 석유제품(-68.6%) 등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13.4%)와 선박(31.4%)은 증가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미국(-27.9%), 유럽연합(EU)(-18.4%), 베트남(-26.5%), 일본(-22.4%) 등에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한달 전체 수출액과 일평균 수출 증감률은 각각 -24.3%, -17.4%여서, 5월도 이와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 유력해지는 상황이다.

 

KDI가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와 단기 종식될 2가지 경우를 전제로 발표한 시나리오를 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코로나19 장기화를 전제로 한 KDI의 '하위 시나리오'를 보면 한국 경제는 상반기(-0.7%)와 하반기(-2.5%)를 거쳐 올해 -1.6%의 역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내년에는 상반기(2.8%)와 하반기(4.8%)를 거치며 상황이 나아져 연간 3.8% 성장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기존 성장 경로를 크게 밑돌 것으로 봤다.

 

이럴 경우 일부 취약 기업과 가계가 파산하고 대규모 실직이 발생,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경제의 회복은 매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낙관적인 '상위 시나리오'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내년에는 경제활동 대부분이 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정상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경우 상반기에 지연된 국내 내구재 소비가 하반기에 대부분 보충되고 글로벌 소비·투자의 회복으로 수출도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른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0.3%)와 하반기(1.8%)를 거쳐 1.1%를 보이고 내년에는 상반기(4.9%), 하반기(2.6%)로 연간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 흐름이 '하위 시나리오'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정부와 당국의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 되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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