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이어 ‘D의 공포’까지…한은, 10월 금리인하 ‘유력’

현대硏 2.1%·한경연 1.9% 성장 전망…기준금리 1%까지 갈 수도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R(경기침체)의 공포’에 이어 ‘D(디플레이션)의 공포’까지 제기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갈등, 소비 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염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까지 내려갈 거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 성장률 달성을 어렵게 하는 여러 가지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일부 유로존 국가에서의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 등이 동시다발로 작용하다 보니 소위 R의 공포가 부쩍 커지는 게 작금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미중 양국은 다음달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약속했으나 실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특히 ‘홍콩 시위’가 무역협상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거론된다. 시위의 시발점이 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은 공식 철회됐지만 홍콩 내에서는 여전히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면서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8일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전쟁 모두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폭력이 있다면 무역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일 갈등은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선언까지 나오면서 더 악화됐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3개월 연기되긴 했지만 여전히 ‘노 딜’ 브렉시트 위험이 남아 있다. 

 

아르헨티나의 국가신용등급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 수준으로 강등되는 등 신흥시장도 위태롭다.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투자와 소비가 모두 부진해 경제의 기초체력이 고갈되고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0.04%)를 기록했다. 경제의 전반적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0.5%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의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D의 공포까지 불거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며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경기 부양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이미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2.4∼2.5%)는 물론 한은의 전망치(2.2%)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1분기 -0.4%, 2분기 1.0%로 상반기 성적이 부진한 데다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 예산의 3분의 2 가량을 상반기에 쏟아 부었음에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며 “하반기에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1%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했음에도 민간 부문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경기침체 국면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같은날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더 둔화된 1.9%를 제시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예상치 2.2%보다 0.3%포인트 내린 수치다. 

 

주된 원인으로는 수출 급감을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대외 악재의 영향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보다 284억달러 줄어든 48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처럼 경제 흐름이 극히 나쁘다 보니 경기 부양을 위해 다음달 한은의 금리인하는 기정사실로 시장에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8월에는 동결했다. 다만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2명 나왔다. 

 

나아가 기준금리를 2회 인하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한은이 올해 10∼11월쯤 금리를 내린 후 내년 상반기에 추가 인하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번 내리면 1%까지 낮아져 역대 최저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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