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단기금융업 5호’ 될까?

과감한 증자로 대형 IB 등극…“추가 증자 통해 내년 초대형 IB 노릴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최근 발행어음이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하나금융투자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추진하고 있다.

 

과감한 증자를 통해 지난달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하나금융투자는 내친 김에 초대형 투자은행(IB)까지 노리고 있다. 만약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추가 증자가 이뤄지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다섯 번째 증권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10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대형 IB로 지정됐다. 국내 증권사 중 8번째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 7000억원, 11월 5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3조2680억원(2019년 3월말 기준)까지 늘렸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대형 IB 자격을 갖추게 된다. 

 

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또 전담중개 업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도 영위 가능하다. 즉, 지난 수년 간 증권사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IB 부문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늘어난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신규 사업인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더불어 지속적인 글로벌 IB 사업 등을 추진, 대형 증권사들과 적극 경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하나금융투자는 초대형 IB까지 노리고 있다. 이 사장은 “이번 대형 IB 지정은 초대형 IB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도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초대형 IB 등극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초대형 IB가 되면 특히 단기금융업 인가를 얻어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거론된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므로 증권사의 자금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이는 곧 IB 부문 경쟁력 강화로 연결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이다. 

 

‘단기금융업 1호’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말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총 5조5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의 지난달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3조5300억원, KB증권은 8000억원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시장은 최대 64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향후 초대형 IB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우선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우수해 투자 대상으로 적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28억원으로 전년동기(1065억원) 대비 43.52% 급증했다. 이는 작년 연간 당기순익(1520억원)을 불과 6개월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적극적인 증자가 곧바로 수익 증대로 연결된 것”이라며 “이는 하나금융지주 측에도 어필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자금도 충분하다. 하나금융은 연초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약 1조원의 투자금을 준비했으나 인수가 무산되면서 붕 뜬 상태다. 이 돈을 하나금융투자에 유상증자하면 초대형 IB의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넘기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면서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증자한 뒤 서두르면 ‘단기금융업 5호’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단기금융업 4호’로는 이달초 증자를 결정한 신한금융투자가 유력시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대형 금융그룹의 화두는 비은행 계열 강화”라면서 “그룹 내 증권사가 미래에셋대우증권이나 삼성증권보다 먼저 단기금융업 인가를 얻는 것은 구미가 당길 만한 사안”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하나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에 추가 증자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아직 시기나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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