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DT혁명④] '오픈파이낸스' 우리은행 디지털 전략의 핵심

외부 업체와 채널·플랫폼 공유…디지털금융그룹 독자 수익 창출 목표
계열사와 임원 겸직 통해 디지털 역량 제고…외부 인재 적극 수혈도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은 생존문제와 직결된다. DT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지털 인재확보 경쟁 또한 치열하다. 핀테크 랩(Lab) 운영을 통한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의 '협력적 경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은행권 DT혁명' 시리즈를 통해 은행권의 DT 현황과 향후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우리은행은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 전략을 중장기 디지털 전략방향으로 설정해 추진 중이다. 과거에 비해 외부와의 협업 생태계가 은행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외부와의 협업 가능한 영업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플랫폼·핀테크 기업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어 미래 디지털 환경을 주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도 본격 선보일 예정이다.

◇개방·협업으로 '오픈 파이낸스' 실현

우리은행이 추진하는 오픈 파이낸스는 기존 금융권의 폐쇄성과 단절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해 자유롭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오픈 데이터', 은행 내부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같은 고유 업무를 외부에 개방해 고객에게 금융·비금융서비스 통합 제공하는 '오픈 API', 외부 업체와 채널 및 플랫폼을 공유해 고객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오픈 커스토머'의 3개축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 예로 우리은행은 자행 모바일뱅킹 '위비뱅크'를 외부 참여사와 고객 간 접점을 제공하는 오픈뱅킹 채널로 구현할 방침이다. 위비뱅크 내 다양한 외부 연계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다양한 외부 채널에서 우리은행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부터 우리은행은 오픈뱅킹 제휴 기업과 공동으로 금융데이터에 기초한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위비뱅크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뱅크를 통해 간편함을 추구하는 고객의 니즈와 개방형 금융환경으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오픈뱅킹을 활용해 제휴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금융플랫폼으로 발전시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국내 최초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였다. 시중은행 최초의 중금리대출, 공인인증서 필요없는 간편송금 위비페이 등 기존 은행권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다양한 사업들을 위비뱅크에서 추진했다. 최근엔 위비뱅크 리뉴얼 작업을 통해 이용이 많은 송금, 환전 거래에 자동 로그인 기능을 도입했으며 조작 단계를 축소해 거래 시간을 줄였다. 금융상품 역시 우리은행을 대표하는 예·적금 및 대출상품 위주로 제공된다.

우리은행은 중장기적으로 디지털금융그룹의 독자적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12월 기존 본점 내 근무 중이었던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에게 본점 맞은편 남산센트럴타워 건물 내 별도 공간을 제공했다. 디지털금융그룹 내에 IT회사와 같은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사업 추진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디지털금융그룹을 영업점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익을 이끌어내는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조직모델이 돼 달라는 주문이다. 손 행장은 올해 은행 경영계획을 수립 당시 "디지털금융그룹으 단순히 은행 내 여러 사업그룹 중 하나가 아닌, '은행 내 은행(Bank-in Bank)' 수준의 독자적 사업그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IT자회사 임원 겸직…디노랩, 핀테크사 육성 요람

우리금융이 자회사 간 임원을 겸직 발령하고 그룹 IT조직을 확대 개편한 것도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환경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IT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처다.

우리금융그룹의 IT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이동연 대표가 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임하고, 은행 IT그룹 산하에 IT기획단을 신설해 IT기획단장인 김성종 상무가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은행서비스 그룹장을 함께 맡게 됐다. 회사 측은 임원 겸직을 통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일원화하고 IT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디지털 역량 극대화 차원에서 △우리에프아이에스 개발부서와 대응하는 은행 IT개발지원부서 3곳 신설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개발본부 신설 및 디지털 개발부서 통합재편 △은행-우리에프아이에스 간 상호 인력파견 등도 단행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은행과 우리에프아이에스 간 '원팀(One-Team' 협업체계를 더욱 강화했다"며 "소비자에게 안정적이고 혁신적인 금융 IT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혁신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황원철 우리은행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또 우리금융은 지난 3월 IT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ICT 기획단을 새로 꾸리고 IT 외부 전문가인 노진호 전 한글과 컴퓨터 대표이사를 전무로 영입해 기획단장을 맡겼다.

한편 우리은행이 지원하는 '디노랩(DinnoLab)'은 스타트업이 공룡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의 요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 지원, 신사업 역량 강화 및 미래고객 및 산업 발굴을 위한 '위비핀테크랩'과 디지털기반 대상으로 개발역량지원을 통해 사전기술검증 등 기술 협력을 위한 '디벨로퍼랩'으로 구성돼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부터 여섯번째)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다섯번째) 등 관계자들이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디노랩은 지난 2016년 8월 출범(위비핀테크랩 기준)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정부지원 사업 선정 41건, 115억 원의 투자유치 등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디노랩은 사무공간과 부대시설 지원, 금융 및 IT교육, 특허·법률 상담 및 컨설팅, 해외진출 지원 이외에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은 우리은행의 사업시키며 상호 성장을 도모한다. 디노랩 입주기업인 매너카, 트라이월드홀딩스는 위비오토론과 에이젠글로벌은 AI연계 여신평가 솔루션 개발사업을 위해 우리은행과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비네핏은 우리카드와 상품추천 서비스 계약을, 앤톡은 우리종합금융과 리워드 크라우드펀딩 시스템 구축계약을 맺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도표=오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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