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0원시대 진입하나…파장과 전망은?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시30분 현재 환율 달러당 2.9원 오른 1191.5원에 거래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17년 초 이후 2년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등 급등 추세를 보이며 달러당 1200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무역전쟁이 재점화됐고 이로 인해 상호간에 관세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이렇게 되자 중국정부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 인민폐 가치 하락을 용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외환시장 거래자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주요 투자은행(IB)들 대부분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배경 하에 자연스럽게 달러가 강세로 전환했고 한국과 일본의 통화가치도 여기에 연동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분기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상황이 겹치고 있는 점이다.

이유가 어쨌든 펀더멘털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고 원화가치도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어 통화가치 하락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컸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같은 원화 가치하락이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먼저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화 예금은 대폭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9년 4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한 달 전보다 39억5000만달러(4조7000억원) 줄어든 632억달러(약 75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12월 말(589억1000만달러) 이후 최저치이다.

4월 들어 환율(달러 가치)이 크게 오르자 기업들이 달러화를 매도했고, 일부 기업이 달러화 예금을 인출해 차입금을 상환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원화가치의 중장기적인 약세 가능성을 반영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15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일부 중단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을 헷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가치 하락의 파장으로는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해외자금 차입조건 악화와 함께 국가신인도도 다소 낮아지는 측면이 있다.

또 수입상품 가격이 급등함으로써 생활물가가 올라 팍팍해지고 있는 국민 생활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수입부품이나 원자재 가격도 오르는 만큼 제조업자들의 시름도 커지게 된다.

수출기업들의 경우는 환율이 오른 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점은 호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규모가 전체적으로 줄어든다면 수출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만큼 그 효과도 상쇄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면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까.

전문가들은 환율 결정요인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지정학적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0.3%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공언대로 하반기 혹은 2분기부터 호전될 기미가 있다면 곧바로 환율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 전망도 어려운데다 미중 무역전쟁 재발로 수출전망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고 있어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좀 더 우울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7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둔화와 장기전망'에 따르면 2020∼2029년 '총요소생산성' 성장기여도가 0.7%포인트에 머문다고 가정했을 때 이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로 예상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문다는 의미이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원을 제외하고 인프라와 기술, 제도, 자원배분 등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나머지 요소를 모은 것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로 간주된다.

지정학적 요인의 경우도 현재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결렬로 좋은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jblim@segye.com
ⓒ 세계파이낸스 & segyef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