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LG'는 옛말…기부에 인색한 LG그룹

LG그룹 기부금 감소세 뚜렷,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고작 0%대
㈜LG, 배당은 대폭 늘려…구광모 회장300억원 가까운 배당금 챙겨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사랑해요 LG'는 럭키금성 그룹이 LG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내세운 브랜드 슬로건이다. LG그룹은 이 브랜드 슬로건을 통해 'LG그룹=사랑'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기부금 규모를 크게 줄여나가는 LG그룹의 최근 행보를 보면 '사랑해요'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물론 기부금 액수만을 놓고 기업 이미지에 대해 판정을 내릴 것은 아니지만 기부금 감소 추세가 뚜렷한데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50% 넘게 늘렸다는 점에서 사회공헌활동은 도외시한채 대주주 등 특정 계층의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사업보고서에 기부금을 기재한 LG그룹 상장 5개사의 기부금 총액은 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3% 줄어들었다.

상장사별로 ㈜LG가 작년 기부금으로 13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33억원) 대비 6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LG화학도 기부금을 전년 대비 60%나 줄였다. 2017년 기부금은 349억원이었지만 작년엔 143억원만 집행했다.

LG유플러스는 55%나 줄인 37억원을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도 각각 전년 대비 56%, 6% 줄어든 77억원, 276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최근 3개년을 봐도 LG그룹이 기부금 감소세는 뚜렷하다.

㈜LG는 2016년 34억원에서 2017년 33억원, 2018년 13억원으로 기부금을 줄여가고 있다. 같은 기간 LG화학(286억원→349억원→143억원), LG유플러스(84억원→82억원→37억원), LG디스플레이(222억원→172억원→77억원), LG생활건강(261억원→294억원→276억원) 등으로 계열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감소세는 드러난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과 대비할 때 기부금 규모는 초라한 편이다.

LG화학은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0.63%에 불과했다. LG유플러스도 0.5%로 1%에도 못미쳤다. LG생활건강은 2.7%, ㈜LG도 0.23%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이 비율이 8.3%까지 상승했다. 2017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7%로 다른 계열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계열사 중에서도 특히 기부금에 인색했다. 작년 730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기부금은 37억원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929억원으로 전년 2조4616억원에 비하면 90% 넘게 하락했다.

LG화학은 작년 2조24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23.3% 줄어든 수치다. 기부금은 같은 기간 60%나 줄였다. LG유플러스도 작년 730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다. 그러나 기부금은 55% 가까이 감소했다. ㈜LG는 작년 영업이익이 1조9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기부금은 13억원으로 전년 대비 60.7% 줄였다.

LG생활건강은 작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기부금은 되레 줄였다.

기부금의 감소 원인은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적악화라는 이유만으로 기부금 감소를 설명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작년 영업이익이 2조4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늘었다. 현대차는 작년 기부금으로 855억원을 썼는데 전년(688억원) 대비 24%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도 3.5% 수준이다.

국내 기업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는 삼성전자는 작년에도 3103억원을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에도 기부금으로 3098억원을 냈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재계가 기부에 대해 몸을 사리고 있다"며 "LG그룹의 경우엔 그룹 자체가 위기라는 인식 속에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어느정도 비용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G는 예년과는 다르게 지난해에 352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 2015~2017년 동안 유지해온 배당금 대비 50% 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새로운 회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 회장의 총상속세는 대략 71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자금 압박이 컸던 탓에 연부연납제도(5년 분할납부)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LG 2018년 결산배당으로 챙기게 되는 배당금은 518억원으로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3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손에 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배당금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배당률을 보면 매년 비슷한 규모로 진행해왔다"면서 "CEO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배당금 증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17년 자회사인 실트론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면서 당시 실적이 부풀려져 배당률이 낮아진 것"이라며 "2017년 당시 일회성 이익을 빼면 작년 배당률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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