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에 불붙은 유가…본격 상승은 이제부터인 이유는?

출처=OPEC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도널드 트럼프 미행정부가 이란 제재를 본격화함으로써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물론 국제석유시장의 다양한 메커니즘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략 등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유가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의 한시적 예외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8개 동맹국에 대해 적용했던 한시적 제재유예조치(SRE·significant reduction exceptions)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2일 0시를 기해 이란산 원유수출은 사실상 봉쇄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국가들와 함께 글로벌 원유 공급량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 등은 미국의 의사에 맞출 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시장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상당 기간 상승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 일치를 보인다.

현재로서는 유가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존재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인해 미국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와 관련, 동료 석유 생산자들과 협력해 석유시장 균형을 기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3월 현재 원유 생산량은 하루 987만배럴로 지난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OPEC과 비OPEC 생산자 사이에 체결된 120억배럴 규모의 생산량삭감협약 때문이다. 이 협약을 다시 조정하려면 오는 6월25일에나 가능하다.

그런 만큼 6월25일까지는 유가가 고공행진을 한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의 증산을 재촉하려면 압력을 가할 수단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석유생산자담합금지법(NOPEC)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카드로 거론된다.

미국 의회에서 NOPEC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안이 발효되지 않는 것이다. NOPEC법안이 발효된다면 유가 담합 의혹이 있을 경우 OPEC 소속 국가의 자산을 동결할 수도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는 가장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내년 재선에 도움이 될지도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휘발류 가격은 갤런당 3달러를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석유화학경기를 고려한다면 지금의 유가는 낮은 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제유가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되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를 통한 골디락스라는 시나리오다.

그래서 NOPEC법안 거부권 카드가 부각되는 것인데 이 또한 미국 내에서 양당 간의 정쟁과 함께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경우 다른 변수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더욱이 이란이 이런 상황에 반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실제로 단행한다면 국제 유가는 추가 상승동력을 얻게 된다.

중국과 인도가 이란산 석유 수입을 과연 중단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특히 이란산 석유 부족분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감당할 수 있지만 베네수엘라와 리비아산 석유물량까지는 감당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원유 가격의 상승요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향후 정확한 전망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국제 상품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jblim@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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