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기로에 선 美연준…'롤러코스터' 탄 통화정책

출처=백악관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까지 검토하는 등 비둘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로써 글로벌 경제에 큰 리스크였던 연준 통화정책정상화 부담은 상당히 덜게 됐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에 대한 압력과 인사전횡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연준의 독립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22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현재 롤러코스터와 같은 극적인 정책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연준은 지난 수년간에 걸쳐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양적긴축 기조를 굳건하게 지켜왔다. 올해에도 1~2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고 연준의 자산을 줄일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그러던 연준은 올 들어 지난 3월 양적긴축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자산 축소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미국경제가 소프트패치 상황을 맞게 된 데 따른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를 보면 예상보다 고용과 성장 면에서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연준의 스탠스는 비둘기성향으로 더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양적긴축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양적완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경제성장이 둔화하지 않을지라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조건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보수적이며 냉철한 성향의 연준이 이렇게까지 유턴을 하고 있는 데에는 트럼프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페드와처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해 금리동결을 주장하는 트윗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도 높게 날린 바 있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기를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연준 이사후보로 트럼프의 사람으로 꼽히는 허먼 케인과 스티븐 무어를 지명함에 따라 행정부의 연준 지배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현재 이들에 대한 상원 인준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현재의 연준 이사회 멤버 구성만으로 보더라도 친 트럼프계열이 조금 더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급속한 스탠스 변화를 설명함과 동시에 그 독립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원래 연준의 스탠스를 보면 간단하다. 미국경제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니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데까지(대략 2.0~2.25% 수준) 올려서 인플레도 막고 향후 미국경제가 침체될 경우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미국경제 성장이 둔화할 경우 기준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시도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연준의 스텝은 상당히 꼬인 셈이 된다. 좋게 말해 트럼프행정부와의 팔러시믹스(policy-mix)를 통해 부양책에 힘을 실어주게 됐지만 여력 확보는 어렵게 됐다.

만약 예기치 않게 성장둔화 속에 인플레 상황이 닥치게 된다면 연준으로서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 경제에 부담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내 학계와 언론에서 연준의 독립성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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