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단기금융업 인가 보류로 IB 사업 등 차질 우려

발행어음 통한 자금 조달 길 막혀…"IB 확대 힘들어질 듯"
증선위 "더 논의할 내용 있어"…4분기 적자도 걸림돌로 작용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 통과가 유력시됐던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가 보류되면서 투자은행(IB) 등 사업 확대에 차질이 예상된다.
 
발행어음으로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면서 IB 부문 등의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위는 지난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선위원들이 조금 더 논의할 내용이 있어 다음 회의에서 인가 안건을 재차 다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어 당초 무난히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KB증권은 재작년 7월 금융위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가 옛 현대증권 시절 받은 제재가 문제시돼 스스로 신청을 철회했다. 그 뒤 철저한 준비를 거쳐 지난해 12월 재신청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은 2년 전부터 전담팀을 꾸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발행어음으로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는 것이 답답한 부분이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기에 자금조달능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된다.

이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이미 발행어음으로 약 4조7000억원, 2조7000억원씩의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인가가 나오는 즉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뒀었다”며 “인가가 늦어지는 만큼 자금 조달이 힘들어져 IB 부문 등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낮아지면서 최근 증권사에서는 새로운 먹거리로 IB가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 56곳의 수수료수익(9조7154억원) 중 IB 부문(2조6613억원)이 27.4%를 차지했다. IB 부문 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17.4% 늘었다.

KB증권도 최근들어 IB 역량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말 IB총괄본부를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IB 1총괄본부'와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전담하는 'IB 2총괄본부'로 나눠 확대 개편했다.
 
그러나 단기금융업 인가가 연기된 탓에 KB증권의 IB 확장 의욕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인가가 보류된 이유에 대해서는 증선위원에 빈 자리가 많아서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수 전 금융위 증선위원이 금융결제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현재 증선위원 5석 가운데 2석이 공석이다.

실제로 증선위는 이날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 대출에 대해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하는 안건도 보류했다. 

한편 KB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KB증권의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2435억원에 달해 전년동기(1528억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연간 당기순익 3000억원 돌파를 기대하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KB증권은 4분기에 3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연간 당기순익도 1897억원에 그쳐 전년(2353억원) 대비 19.4% 줄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에서 운용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선위 내부에서 KB증권의 4분기 적자 원인을 살펴보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만약 숨겨진 부실 등이 발견되면 인가가 더 연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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