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회사채 순발행, 10년만에 최대…현금 확보나선 이유는?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대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10대 상장기업들의 현금보유가 25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자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이 자금을 대거 조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닥쳐올 수 있는 불황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는 시장 분석도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회사채 순발행액은 5조원으로 2009년 1∼2월(10조5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2009년 당시에는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비우량 회사채 등을 사들인 탓에 회사채 순 발행액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회사채 발행 증가는 회사채 발행 여건이 좋아지고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에 기관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도 살아났기 때문이다.

금리 측면에서도 회사채(AA-)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낮고 그 금리 차가 계속해 벌어지고 있다.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지난해 10월 2.45%를 기록한 후 넉달 연속 하락해 지난달 말 2.16%까지 하락했다.

이에 비해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지난해 9월 3.21% 이후 지속해서 올라 올해 1월 3.58%까지 상승, 회사채(AA-) 금리와 대기업 대출금리 차이는 지난해 10월 0.97%포인트에서 올해 1월 1.32%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신용도가 높은 기업의 경우 자금조달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장 일각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앞으로 국내외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현금확보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

실제로 17일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 95곳의 2018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연결기준 현금보유액은 총 248조383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무려 12.2%나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의 연결 현금보유액이 125조3900억원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의 연결 현금보유액은 42조7980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연결 현금보유액 3위는 SK그룹으로 3.5%(9780억원) 늘어난 28조55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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