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상승 부추기는 '투기심리' 차단 근본 대책 없나?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해 주택공급" vs 서울시 "도심 내 유휴부지 활용 가능"
대규모 개발계획 발표 이후 집값 급등 전례 있어…방지대책 마련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이상현 기자] 정부가 21일 수도권 일대 신규 주택 공급방안을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공급대책 발표 이전에 토지거래를 제안하는 방법 외에 주택공급 대상의 자격 제한, 민간분양 배제 등 다양한 대비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에 신규 공급할 예정인 주택 30만 호 중 일부 주택에 대한 입지와 공급 규모를 오는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서울 시내 3등급 이하 그린벨트를 해제해 대규모 택지를 확보할 방침이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도심 내 유휴부지를 이용해 6만2000호 가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발표 직전까지 다양한 공급권을 놓고 국토부와 논의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정부에서 대형 개발계획을 내놓으면 그 일대의 집값과 땅값이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기심리를 잡을만한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해 12월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했을 당시 수도권 인근 40여곳의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신규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는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토지가격 호가가 급등했다. 실제로 성남 금토동 그린벨트 내 토지는 직전까지 3.3㎡당 1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개발계획 발표 이후 25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올해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와 용산 일대의 대규모 개발계획인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밝히자마자 이 일대의 집값이 직전주와 비교해 0.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택공급대책 발표가 집값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택지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 개발하는 곳에 이익이 있다고 판단해 땅값이 오르고 주변 집값도 오를 것"이라며 "공공택지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되 계획을 내놓기 전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분양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장은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공공택지 물량은 전량 국가가 주도하는 임대주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공급대책이 투기판으로 변질될까 우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급 대책이 투기 수요로 쓰여 속칭 로또가 안 되도록 신경 써서 공급하고, 특별히 당정협의로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말 정부가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공급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면 무주택자만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방안 등 투기수요가 유입될 요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인위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는 마냥 합리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딜레마"라고 말했다.

ishsy@segye.com

ⓒ 세계파이낸스 & segyef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