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룡·박명흠 등 대구은행장 도전…인적쇄신 가능할까

상당수 응모 인물 박인규 전 행장과 같은 대구상고·영남대
학연 탈피해 외부 인사 영입 등 과감한 개혁 동반해야

지난 18일 마감된 대구은행장 공모에는 모두 11명이 지원했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은행장 공모에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과 박명흠 부행장 등 모두 11명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대구상고·영남대 학연을 타파하는 인적쇄신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인규 전 은행장이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불명예 퇴진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구은행장 인선과정이 새로운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장 공모에는 김겸룡 지주 부사장과 박명흠 부행장 등 모두 11명이 지원했다. 전직 지주·은행 경영진에도 문을 열어둔 만큼 노성석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과 임환오 전 부행장도 은행장에 응모했다.

은행장은 서류심사와 1차 면접, 최종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된다. 은행 임추위는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박인규 전 은행장이 채용비리와 함께 3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DGB금융그룹이 직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직원들은 CEO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으로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왼쪽부터), 박명흠 대구은행 부행장,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최종 은행장을 선출하게 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유력 은행장으로 거론되는 김경룡 부사장과 박명흠 부행장 등이 박인규 전 행장과 학연으로 얽힌 인물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이 학연과 지연 등 박인규 전 행장과의 연결고리를 타파할 새로운 인물을 찾겠다는 의지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조카 채용비리로 물의를 빚은 구욱서 법무법인 다래 고문변호사를 제외한 김진탁 계명대학교 명예교수, 선익덕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서균석 안동대학교 명예교수, 김용신 공인회계사 김용신 사무소 대표 회계사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서인덕 교수, 서균석 교수, 김용신 회계사는 모두 박인규 전 행장과 영남대 출신으로 대학 동문이고 김지탁 교수는 대구상고 출신으로 박인규 전 행장과 고교 동문이다.

내부출신 응모자인 김경룡 지주 부사장은 박인규 전 행장과 고교·대학 동문이고 박명흠 부행장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해 박 회장과는 학과까지 같다. 이들은 지난해 말 열린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인규 전 행장이 자신과 경합했던 임원을 전원 퇴진시킬 때 각각 부사장과 부행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대구은행이 '비리은행'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박인규 전 행장과의 연결고리를 과감하게 끊고 DGB금융지주처럼 외부인사 영입 등 인적쇄신을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과 밀착영업을 펼치는 만큼 지역 기반 인사들이 나서는 것은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각종 비리에 휩싸인 상황에서 여전히 전 행장의 학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은 '고인 물'을 자처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부 인사를 적극 유입하는 등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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