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저축은행 차주 절반이 소득 일정치 않은 여성·청년

부실대출 우려 높아… "채무자 대리인제도 여성·청년 의무 적용해야"

 

대부업체와 저축은행들이 소득이 일정치 않은 여성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직업이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대출을 받게 하는 경우가 있어 향후 부실대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청년, 여성 고금리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최근 4년간 상위 10개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중 청년과 여성 차주 대출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총 50조9000억원 중 청년과 여성이 빌려간 대출은 26조3000억원으로 51.67%를 차지했다.
 
대부업체와 저축은행들의 여성·청년 차주 비중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말 기준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에서 나간 여성 차주 대출은 3조8053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5437억원으로 72%가량 증가했다. 청년 차주 대출 역시 2013년말 1조1501억에원서 16년말 2조 835억으로 81% 늘었다. 고금리대출 영업을 하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들이 소득이 일정치 않은 여성이나 청년들을 고객군에 포함하면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소득이 일정치 않아 향후 부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여성차주의 직업별 비중을 보면 대부업체의 경우 고정 소득이 있는 회사원이 51.7%, 주부와 자영업자가 나머지 48.3%를 차지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회사원이 53.4%, 주부와 자영업자가 46.5%로 나타났다. 절반 가량이 소득이 일정치 않은 주부와 기타 자영업자인 셈이다. 

이들이 적용받은 대부업체의 평균금리는 30.45%, 저축은행은 23.5%로 대부업체의 경우 법정 최고금리인 27.9%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청년차주가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에서 받은 대출 중 법정 최고금리인 27.9%가 넘는 대출잔액은 2조4816억원(16년 말 기준, 대부업체 1조6245억원, 저축은행 8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제 의원은 "일?대부업체의 경우에는 남편 몰래 대출을 받는 주부들에게 급하게 대출을 해주기 위해 직업이 있다고 속여 대출을 받게 하는 경우가 있어 여성 차주들의 상환 능력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며 "청년층의 경우 학자금 또는 집안의 생활비 명목으로 급전이 필요해 고금리 대출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지난해 말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를 벌인 결과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 영세 자영업자, 아르바이트생, 가정주부, 취약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윤경 의원은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등이 최근 몇 년간 대출 규모가 커진 것은 갚을 여력이 되는 고객들을 찾기 보다는 갚기 어렵지만 급전이 필요한 금융 약자들에게 영업망을 확장한 원인이 크다" 면서 "대부업체에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채무자 대리인 제도(채무자가 대리인을 선임하면 추심 금지)를 여성이나 청년 등 약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이들이 특별히 대부업체의 영업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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