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헛다리 전망<下>] 리서치 독립·자정노력…해결 과제 산적

금융투자업계, 자체 심의 절차 마련·리서치팀 인력 보강
애널리스트와 기업 유착 단절 위해 '독립' 필요성도 제기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투자자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하는 증권사 보고서들의 예측이 번번히 빗나가면서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증권사들의 빈곤한 예측력은 증권사 신뢰도 하락, 더나아가 결국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문제는 이같은 잘못된 전망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정보접근 제한, 전문 인력 부족 등 기업 분석에 어려운 점을 호소하기도 한다. 세계파이낸스는 증권사들의 과도한 장미빛 전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투자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기업과 애널리스트간의 유착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더불어 리서치센터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보고서에 대한 심의 절차를 추가하는 등 업계 자정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하락세를 보였던 인력도 충원해 리서치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변경하거나 목표주가 추정치가 일정 수준 이상 변동되는 경우 심의·승인하는 절차가 추가된다. 시장 흐름이 바뀔때마다 수시로 투자의견이 변경되면서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심의위원회는 대형사 위주로 시범 운영한 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확대·설치할 계획이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인 괴리율도 구체적 수자로 공시된다. 기존에는 괴리율이 그래프로 표기되고 있어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애널리스트들의 보수 산정 기준도 보고서의 품질, 생산력 등 애널리스트 개인 실적과 투자의견 적합성 등이 반영될 예정이다.

베끼기, 부실 리포트 양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리서치팀 인력 부족에 대해 일부 증권사들은 대대적으로 인력보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애널리스트 숫자도 작년말 기준 1081명에서 5월2일 기준 1122명으로 40여명 늘었다.

인력 보강에 가장 앞장서는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말 국내 최연소 리서치센터장을 영입한 이후 공격적인 인재영입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애널리스트는 32명으로 작년말 23명에 비하면 40%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증권도 기존 69명에서 79명으로 10명이 늘었고, 키움증권도 25명에서 34명으로, 한화투자증권도 18명에서 36명으로 리서치팀 규모를 2배 키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보고서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료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보고서의 등급을 매겨 일부 유료로 전환할 경우 부실 보고서들과 차별화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외국의 경우엔 보고서가 유료로 제공돼 애널리스트가 기관이나 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낸다는 설명이다. 

보고서 질에 대해서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따끔한 지적을 날렸었다. 주 전 대표는 지난 13일 SNS에 "증권사가 고객에게 보내는 글의 질이 대부분 형편없다"고 적었다.

또 애널리스트와 기업의 유착관계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前)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에 우호적인 리포트를 내고 기업탐방 등 정보 습득에서 특혜를 받는 것도 일종의 유착, 부정청탁이라 볼 수 있다"며 "리서치팀을 독립시켜 증권사와 기업간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개인과 기관이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영기 회장은 "증권사들이 과거에 좋은 종목에 대해 과다하게 단기매매를 하면서 투자자와 같이 성장하지 못했다"면서도 "개인투자자들도 인기종목 거래, 투자 과실, 장기 분산투자라는 원칙에 충실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에 대한 인식변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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