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전망] 복합쇼핑몰 규제에 유통업계 촉각

최저시급 인상 따른 인건비 상승 우려…사드정국 해소 기대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대규모점포 등에 대한 규제가 자칫 영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는 내용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문재인 제 19대 대통령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등을 대규모점포에 포함하고, 입지 및 영업을 제한한다고 후보 시절 공약했다. 도시계획단계부터 복합쇼핑몰의 입지를 제한하고 대형마트처럼 복합쇼핑몰에도 매월 공유일 중 2일을 의무휴무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영업을 보장하자는 목적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제2조는 대규모점포의 정의에 대해 △하나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둘 이상의 연접돼 있는 건물 안에 하나 또는 여러 개로 나누어 설치되는 매장 △상시 운영되는 매장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춘 점포로 규정한다.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 이에 속한다.

20% 초중반대의 득표율로 각각 2, 3위를 차지한 낙선자들도 대규모점포 규제에 동의한 터라 공약의 실현가능성도 높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일 대상에 포함하고 대규모 점포의 골목상권 출점 규제 강화한다는 내용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규모점포 상권영향평가 대상 지역을 확대하기로 언급했다. 여기에  20대 국회에서 총 23건의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중인 상태다.

대규모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공룡들은 새 정부의 유통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각각 40조원, 30조원 안팎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유통 빅3는 복합쇼핑몰을 미래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개장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 조감도.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과 이름을 바꾼 스타필드 코엑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 하반기엔 스타필드 고양를 오픈할 계획이고, 지난 3월 건축 허가를 받은 스타필드 청라를 비롯해  스타필드 안성 및 창원 개장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몰을 비롯해 롯데몰 김포공항·수원·은평점을 각각 운영 중으로, 향후 대구 수성 및 송도에서 복합쇼핑몰 개장도 준비 중이다.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해 개장한 동대문씨티아울렛, 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등 도심형·교외형 아웃렛에 공들이고 있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이 주말 나들이를 위한 문화·여가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고, 개장 자체만으로도 지역 고용을 창출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지역상권을 살리려는 정책목적과 기대효과가 일치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입점이 까다로워지고 영업일수가 줄어들게 되면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쇼핑몰에 입점한 식음료·의류업계 등의 악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저시급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공약도 유통업계가 예의주시하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 역시 문 대통령 외 주요 5명의 후보가 한목소리를 낸 내용이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017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으로, 아르바이드생 고용비율이 높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점주 등을 비롯해 대형마트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편의점업체. 사진=오현승 기자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이마트를 포함한 국내 대형마트의 실질적인 시간 당 임금은 이미 최저임금 수준을 넘어선 상태로 실제 임금상승 압박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차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안이 대형마트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폐점 등 다양한 방안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가맹점주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단체에선 문 대통령이 유통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세밀하게 정책을 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26일 당시 문재인 후보의 소상공인 정책에 대해 복합쇼핑몰 입지제한 및 영업제한 도입 공약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도시계획 단계부터 복합쇼핑몰의 입지를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선 상세한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최승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허가·입지선정단계에서부터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하면 기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내용을 두고선 세부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임금을 올려서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정책적 방향에 대해선 동의한다"면서도 "대기업이나 제조업 등과 달리 소상공인들은 임금지급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새 정부가 외교적 수완을 통해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악재 현명하게 해결하길 바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무조건적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관련 논의를 차기 정부로 미뤄 국회 비준동의를 거치자는 입장을 견지했다. 중국 내 99개 점포를 보유한 롯데마트를 비롯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 화장품 및 식음료업계는 특히 기대감이 높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의 성과가 크지 않더라도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라면서 "새 정부가 경색된 한중관계의 돌파구를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파이낸스 & segyef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