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기획④] 4차 산업혁명 시장을 선점하라

한국, 선진국에 크게 뒤처져… 관련산업 매출 증가율 크게 하락
"한국형 성장전략 만들어야…노동 유연성 확보·규제개혁 절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성장을 위한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공유 경제·온디맨드(On-demand) 경제 등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창출되고 있다.

택시 호출서비스 우버가 대표적 사례다. 우버는 모바일 공유경제 플랫폼을 사용해 차량과 승객을 중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후 이를 실제 사업에 적용했다. 우버가 직접 보유한 차량은 단 한 대도 없다. 하지만 우버의 시가총액은 70조원 수준으로 이미 세계적 자동차 기업인 포드와 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화 등을 중심으로 한 3차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디지털, 생물학, 물리학 등 여러 분야가 융합된 기술 혁명을 일컫는 용어다.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됐으며, 대표적인 기술로는 인공지능· 로봇· IoT· 무인자동차· 3D 프린팅· 나노· 바이오공학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한국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 수준은 선진국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민간의 주도적인 혁신을 막는 규제, 경직된 고용시장 등이 대표적 장애물로 언급된다. 세계파이낸스는 창간 6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트렌드와 한국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바람직한 활용 방안 등을 짚어봤다.


◇ 경계 사라진는 ''융합시대''…4차 산업혁명에서 소외된 한국

급속히 성장하는 산업의 대부분은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간 연계성 강화 필요'' 보고서에서 "기술의 발전과 산업 간 융합이 확대될수록 과거에 실현 불〈杉?새롭고 효율적인 형태의 산업생태계를 비롯해 생산, 소비, 신산업이 창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의 업종 간 구분이 무의미해지면서 현존 비즈니스 모델이나 베스트 프랙티스(모범 경영사례)를 뛰어넘는 변혁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특징인 업종 간 융합 사례는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산업구조비전''에서 생산분야에선 스마트공장, 지능형로봇, 무인자동차, 드론, O2O, 생산관리, 유통, 소매, 3D프린팅, 블록체인 등을, 금융 분야에선 핀테크, AI 기반 여신·보험·자산운용·파이낸스·보안 등을 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스마트헬스케어, AI 진단, 개인별 의약품, 개별인 건강·미용 관리, 가사로봇, 케어로봇, 신약 개발, 유전자편집 등은 의학·바이오 분야의 융합 사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물리학적 기술로 무인 운송수단, 3D 프린팅, 로봇 공학 등이 있고, 디지털 기술로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꼽았다. 또 생물학적 기술에서는 유전 공학 등이 부상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3D프린팅과 유전공학이 결합해 생체조직프린팅이 발명되고 물리학적·디지털·생물학적 기술이 사이버물리시스템으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관련한 기업의 성과 및 기업생태계의 역동성 측면 등에서 주요 국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사상 첫 2%대(2.9%)로 분석하는 등 한국의 성장동력이 둔화되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위기의식은 더욱 커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존속 상장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06~2010년 9.7%에서 2011~2015년까지 1.8%로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일본,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국들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1~2015년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2011~2015년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1.0%포인트 늘었다.

기업생태계의 역동성도 높지 않았다. 한국 상장기업의 기업교체율 역시 지난 2006~2010년 29.8%에서 2011~2015년 25.0%로 하락했다. 이는 독일(53.8%), 미국(46.9%) 등 주요국보다 현저히 낮다. 특히 한국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에 속하는 기업의 교체율(14.4%) 역시 독일(20.8%), 미국(36.6%), 중국(22.2%) 등 주요국에 비해 낮았다.

특정산업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 2015년 기준 기술적 하드웨어 및 장비 부문의 비중이 19.8%로 여전히 매우 높았다. 미국의 경우 2015년 기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비중이 11.9%로 가장 높았으며, 중국은 자본재 부문의 시가총액 비중이 12.9%로 가장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산업의 총부가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4년 사이 제조업, 석유화학, 전기전자 등의 국내 총부가가치 증가율은 각각 7.5%, 8.2%, 8.6%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986년부터 2000년 동안 각각 14.3%, 11.8%, 20.0%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 규제 풀고 노동시장 유연하게…"4차 산업혁명 드라이브 걸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차 산업혁명은 경제 및 산업구조, 노동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융합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 및 유통 비용을 낮춰 소득 증가 및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긍정적 인 측면도 있지만 부의 집중화, 노동시장 붕괴 등의 우려도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해외 사례를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한국 현실에 맞는 4차 산업혁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윤정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국내 환경, 업종·기업 규모별 역량을 고려한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대응 전략과 장기적 관점에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해외 산업혁신 모델을 단순히 적용하는 것은 국내 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대·중소기업 간 분업의 수준을 높이고 전자, 자동차 등 특정 업종의 비중이 높은 국내 제조업 특성을 고려해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 제조업의 첨단화 △서비스업 육성 △신성장동력 발굴의 관점에서 산업계, 금융권 및 정부가 힘을 모아 전략을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첨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업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자연스레 이뤄지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한국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개혁" 이라며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 민간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대응하도록 여건을 만들고 이에 맞는 시장을 조성하는 등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4차 산업혁명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민간과 정부의 파트너십 추진체계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며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추진 체계를 구성한 뒤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고 정부는 조력자 역할로 지원하는 협력체계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우려되는 고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 혁명으로 노동이 대체되는 현상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일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군이 탄생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직업·고용·소득의 안정성 측면에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산업 혁신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네거티브 시스템, 사후적 규제 등의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나아가 고용 관계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노동 정책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글 싣는 순서>

[창간6기획①] 규제 혁파하고 경제영토를 넓혀라
[창간6기획②] 해외시장 공략 해법 ''밀착·맞춤형전략
[창간6기획③] 핀테크 거센 바람… 비용절감·락인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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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기획⑤] 美·獨, 기존 산업 강점 살려 4차 산업혁명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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