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돈은 많이 벌었는데…배당성향 하락세

신한지주·하나지주· 우리은행 배당성향 축소
2013년부터 배당 크게 늘린 이후 조정기 겪는 듯

지난해 대형 금융그룹들은 앞다퉈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몇 년만에 최고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회사가 여럿이었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벌고도 오히려 배당성향은 대부분 축소됐다. 이에 대해 일부러 배당금을 조절했다기보다 그간 급격하게 확대된 배당성향이 조정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소유한 NH농협금융지주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제외한 주요 금융그룹 4곳 중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3곳의 배당성향이 떨어졌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익(2조7748억원)이 전년 대비 17.2%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배당금은 6655억원에서 6876억원으로 200여억원만 증가했을 뿐이다. 때문에 배당성향은 28.1%에서 24.8%로 3.3%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지주도 배당금 증가폭이 당기순익 증가폭에 못 미쳐 배당성향이 3.6%포인트 축소됐다.

우리은행은 당기순익이 19.1% 증가했음에도 배당금은 거꾸로 3366억원에서 269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도 31.8%에서 21.4%로 10.4%포인트 급락했다.

KB지주는 주요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배당성향이 확대됐다. 지난해 배당금 4980억원을 기록, 전년(3786억원) 대비 31.5% 급증했다. 덕분에 배당성향도 22.3%에서 23.2%로 0.9%포인트 올랐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단순한 조정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배당 확대 정책을 피면서 금융지주사와 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지난 2013년부터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렸다”며 “다만 단기간에 너무 큰 폭으로 증가하다보니 잠시 조정기를 겪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은행의 경우 빠른 민영화를 위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려고 재작년 배당이 급증한 경향이 있다”며 “이제 민영화가 완료된 데다 주가도 호조세라 적절한 수준의 배당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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