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확대…부실 우려 없나?

2011년 사업부지도 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 실행했다가 대규모 부실
"과거 부동산PF와 달라…시행사 자본·투자 비율 등 내부 규정두고 점검"

 

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이 늘면서 지난 2011년 부동산PF대출로 촉발된 대규모 부실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저축은행들은 대규모 아파트 건축이나 토지 매입 등 부동산 관련 PF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 오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미분양사태로 부실 사태를 맞았다.

PF대출은 특정 부동산 개발사업의 미래수익과 해당 부지를 담보로 사업주체에 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이다. 즉,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평가해 돈을 빌려주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자금을 되돌려 받는 구조다. 주로 부동산개발 관련 사업에서 PF대출이 이뤄진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과거 부동산PF와 현재 부동산PF는 전혀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전 부동산PF대출은 사업부지도 선정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 실행을 했다면 현재는 각사가 마련한 내부 규정에 따라 철저하게 검증된 경우에만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은 3조3948억원으로 2015년 말(2조6740억원)보다 7208(21.2%)억원 증가했다.

과거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촉발한 부동산PF대출의 경우 저축은행은 자금조달을 위해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개인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부동산PF대출이 한창 인기를 끌 당시 연 수익률은 8~9%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치자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면서 저축은행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이 때 당시 16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건설업자들이 조달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넘어오면서 리스크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과거 부동산PF대출과 현재는 확연히 다르다는 주장이다. 사업부지 선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 실행을 했던 과거와는 달리 시행사의 자기자본 투자 비율, 건축물 등 건설 승인 등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은 연체율도 낮다. 1500억원 수준의 부동산PF대출 잔액을 보유한 OK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은 2.35%에 불과했다. 한국저축은행은 전체 2705억원 중 연체액은 141억원으로 연체율은 5.21%였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업계획서만으로도 대출이 가능했다"며 "현재는 금융당국의 규제와는 별도로 내부 규정을 마련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규모PF대출에 집중하면서 현장실사를 진행하는 등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파트, 골프장 등 땅 1만평 단위의 거대 부지를 대상으로 해 공사금액도 200억원에서 300억원에 달하고 공시기간도 2~3년 정도 걸려 일일이 관리하기 힘들었다"며 "지금은 공사비가 30억에서 50억원 수준에 공사기간도 6개월에서 8개월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라 담당직원이 공사 현장을 체크하는 등 구조 자체가 과거 부동산PF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동산PF대출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실제 부실 사태가 날 확률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동산PF대출로 인한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부동산PF대출은 신용공여총액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즉, 저축은행은 부동산PF대출을 전체 대출의 20%까지만 실행할 수 있다.

신용공여한도제도란 특정인 또는 기업이나 계열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신용공여를 금융기관 자기자본의 일정한도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대출을 해준 기업이 상환 불능에 빠졌을 때 금융기관이 부담하게 될 신용리스크가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부동산PF대출을 실행하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신용공여한도의 1/4 수준에서 부동산PF대출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SBI저축은행은 한도금액 8186억원 중 2052억원(25%), OK저축은행은 한도금액 5695억원 중 1466억원(25.7%), HK저축은행 3944억원 중 599억원(15.1%)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대출이 전체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 사태 재현''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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