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효과 사라지나… 엔화 가치 상승

"中, 수출 경쟁력 위해 위안화 절하 선호"

연초 중국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지난 2년여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해온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에도 금이 가는 분위기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일본은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채권 등 자산매입을 통해 유동성공급을 해왔다. 즉, 시장에 돈을 풀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였으나 다시 엔화가치가 오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에 따른 유가하락과 이로 인한 신흥국 시장 불안증대로 엔화 등 안전통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있다.

◆ 연초부터 오르는 엔화 가치

자료출처=네이버 금융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환시에서 엔·달러 환율은 116.9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8.06엔보다 1.08엔이나 떨어졌다.

2011년 11월 75.78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6월 5일 125.58엔까지 치솟았다. 그 뒤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달러당 120엔선에서 거래되던 환율은 연초 개장과 동시에 120엔을 하회했다. 지난 4일 119.18엔을 시작으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6일에는 117엔까지 떨어졌다. 전년 말에 비해 2%가량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중국 경제와 영향을 많이 받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은 절하됐으나 일본 엔화의 경우는 도리어 절상됐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달러대비 원화는 3.5%, 대만달러 2.3%, 말레이시아 링깃 2.2%, 싱가폴달러 2.1% 절하됐다.

이는 연초부터 요동친 중국의 영향이 가장 크다. 연초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 고시를 단행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이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상대적인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 헤지펀드나 대규모 투자자는 12일 이후 일주일 동안 선물에서 엔화에 대한 롱 포지션(매수비중)을 2만5266계약 체결했다. 이는 2012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도타 신이치로 바클레이스 외환전략가는 "위험회피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는 계속된다"며 "엔달러 환율 흐름은 위험 심리가 이끌 것"이라고 블룸버그를 통해 전했다. 

◆ 中 자본유출 우려보단 위안화 절하 선호?

이런 가운데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으로 발생하는 완만한 위안화 절하는 용인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 당국이 본심으로는 위안화 약세에 의한 수출 증가를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보도했다. 현재 시장의 예측은 ''1달러당 6.8위안'' 정도다. 이 수준에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면 중국의 수출 기업은 한숨 돌릴 수 있지만 수출시장에서 경합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근린 궁핍화'' 될 수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또한 이 신문은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면 다수의 수출 상품에서 경합하는 일본 기업에는 타격이 작지 않다"며 "위안화 약세가 더 심해지면 일본 기업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고 봤다.

신문은 "외환보유액이 4조달러에 육박했던 때라면 몰라도 현재는 3조3300억달러까지 감소한 상황에서 위안화 약세를 방치해 외환평가손을 줄여가면 중국에 나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3300억달러로 전년대비 5130억 달러가 감소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23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현재 외환자산 외환평가손(국외자산-외환준비액의 위안화 환산액)이 대략 5조위안으로 추정된다. 위안화가 약세가 될 경우 외환보유액을 위안화로 환산했을 때 그 규모가 커져 외환평가손은 줄어들게 되면서 중국 당국에는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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