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전망] '재벌 개혁'…긴장하는 재계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새 정부, 정경유착 철폐·법인세 인상· 공정위 권한 강화 추진
"자칫 기업들 경제활동 억누르고 투자·고용 위축시킬 수 있어"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문제인 제19대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재벌개혁과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을 언급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사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듯이 무엇보다 먼저 일자리를 챙기고 동시에 재벌개혁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 문재인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란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재벌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개혁의 바람이 불게 될 전망이다.

    ◇재벌시스템 개혁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

    한 전문가는 "한국의 경제발전은 재벌의 선단식 성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발전의 가능성을 열기 위해서는 재벌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력과의 유착뿐 아니라 문재인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자리 문제도 재벌시스템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벌의 그늘에 가려 크지 못하던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 대기업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등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할 여지도 생긴다.

    신흥국 투자 귀재로 알려진 마크 모비우스(MarkMobius) 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이날 "한국에서 재벌개혁이 이뤄지면 기업지배구조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고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재벌시스템이 약화하면 소규모 기업이 재벌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다. 한국에서 이런 기회를 발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조그만 기업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세계를 주름잡고 중국의 벤처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글로벌시장을 주무르는 일이 한국에서도 손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중소벤처의 성장과 공정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또 다른 전문가는 밝혔다.

    최근 글로벌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동안에는 숨이 막힐 정도였고 하청업체로서 너무나 큰 핸디캡을 안아야 했다며 글로벌시장을 상대하는 지금은 기업을 키우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긴장 수위 높아지는 재계

    '반부패·재벌개혁'을 10대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재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재벌개혁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이 자칫 기업의 경제활동을 억누르고 투자·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부 대기업은 이미 공약 관련 영향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배구조 개선, 법인세 인상, 상법 개정, 금산 분리 등 경영활동에 직결될 사안들을 중요도에 따라 분류하고 현황을 분석하고 있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규제를 풀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데 재벌개혁이나 법인세 인상, 공정위 권한 강화 등은 재계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법인세 인상은 기업 재무구조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4대 그룹 관계자는 "한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주체가 대기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대기업이 적폐 대상으로 공격받는다면 해당 기업으로서는 불행한 일이 될 것이며 경기회복에 부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계 관계자들은 "새 정부가 대기업과 재벌을 무조건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아 달라"고 입을 모은다. 또 대기업이 '불공정의 온상'으로만 취급받으며 4차산업혁명 정책 등에서 배제돼서는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정상적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을 해나간다면 크게 우려할 점은 없다는 관측도 재계에선 나오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보복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을 상대로 칼을 휘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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