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경제 지형도②] 178조 푼다는 데…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재정지출 규모 3.5%서 7%로 늘려…일자리·복지정책등 연간 35조 소요
재정 세출 통제·법인세 인상 검토…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 증가할 듯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낮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 등 공약 실행을 위해 재정·세제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동안 재정지출을 현 3.5% 수준에서 재정지출을 7%씩 늘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전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는 판단인데 재정건전성에 대한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것이 현실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4월12일 발표한 경제정책인 이른바 '제이(J)노믹스'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만들고 신성장 산업을 키운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문 대통령은 자연 세수 증가분 50조원으로 재정지출을 7%까지 늘릴 수 있다고 봤다.

    모든 공약 실현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35조6000억원으로 5년간 178조원에 달한다.

    재원 조달 방안은 우선 재정개혁이다.

    문 대통령은 예산 달성률이 떨어지는 사업이나 과도하게 예산이 투입된 SOC(사회간접자본)를 재조정하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18조4000억원의 재정 지출을 절감할 계획이다. 사업성 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해 연평균 3조원을 조달한다. 민간 자금 조달이 가능한 융자 사업을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해 연평균 1조원을 확보한다.

    세제개혁도 이뤄질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탈루 세금 징수를 강화해 5조9000억원, 불공정행위 과징금 등 세외수입으로 1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증세를 통해 연간 6조3000억원도 조달하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고소득층에 대해 소득세과 증여·상속세를 인상하고 법인에 대해서는 법인세 최고세율(현행 22%→25%) 인상을 주장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무조건 인상하기보다는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 실효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우선 진행한다. 그러나 세수 확보가 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명목세율 인상이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즉각 증세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국민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는 증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지출예산을 구조조정했는데 큰 효과가 없고 뚜렷한 방법이 없다면 결국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올리겠다는 것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완전히 꺾는 것"이라고 전했다.

    매년 7% 재정확대시 예산 추이(단위:조원)

    정부의 이같은 재정개혁에 대해선 구체성이 결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 7%를 적용하면 오는 2020년 정부 재정지출액은 약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추산한 같은 연도 재정지출액 443조원을 50조원 정도 넘어서는 수치다.

    대선 기간 정치권은 문 대통령이 증세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채 재정개혁으로 연간 18조4000억원을 조달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어불성설'이란 표현까지 썼다.

    또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이 통합재정수지의 적자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수는 경제가 성장해야 늘어나는 것인데 재정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와 공공부문 위주의 정책 추진과 달리 민간 기업에 대한 전략은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개혁 등 일관된 정부주도의 경기회복 방안은 긍정적이란 의견도 나왔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정부의 정책여건을 감안하면 하반기 추경을 위시한 재정지출 확대도 기대된다"며 "역대 부진했던 공약 이행률과 재원마련 논란 등의 불안요인들이 있지만 경선과정에서 일관되게 정부주도의 경기회복을 주장 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국내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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