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분석-일자리②] 제시한 일자리 갯수는 많은데…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문, 81만개· 홍, 120만개· 심, 174만개…안·유, 제시하지 않아
소요 예상 비용·재원 조달 방안 불명확…'노동개혁' 공약 엇비슷
  • 그래픽=권소화 기자
     

    각 대선후보가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일자리 공약이다. 극심한 소비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장 돈을 풀기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비 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일자리 공약은 크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창출로 구분된다.  문 후보·심 후보가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고, 홍 후보·안 후보·유 후보는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십만개 일자리 공약 속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은 없어

    문 후보는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81만개 창출하겠다고 밝혔고, 홍 후보는 기업규제 완화를 통해 110만~120만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심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50만개, 청년고용할당제로 24만개, 사회서비스 및 공공부문 일자리 100만개 등 모두 174만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 전략 대신 중소기업 생태계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혁신성장을 위한 창업활성화, 민간부문 고용 증대, 사회적경제 일자리 증가를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역시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문제는 재원 마련인데,  본지가 후보 5명의 일자리 공약을 분석한 결과 모두 재원 마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거나 원론적인 선언 수준에 그쳤다.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제시한 심 후보는 재원조달 방안도 가장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 후보는 재원조달 방안으로 △사회복지세 도입 △법인세 인상 등 복지증세를 제시했다. 복지에만 사용하는 목적세인 사회복지세를 신설해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납부액의 일정 비율(10~20%)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25%로 회복하고 사내유보금 중 이자 배당·임대·양도 소득 법인세에 10% 할증 과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조세특례의 최저한세율을 10%-15%-20%로 상향해 연 10조6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110만~12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건 홍 후보는 재원조달 방안으로 △규제 완화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을 제시, 원론적인 선언에 그쳤다는 평가다.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5년간 21조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창업국가 조성을 통한 기존 예산 범위 내 지출 예산 편성 조정 △재정지출개혁과 세입확대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인데,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민간 주도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안 후보는 일자리 창출에 드는 비용을 적시하지 않았다.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과 보건·복지·환경 등 공공분야 과학인력 확충·창업단계별 맞춤형 금융정책 등을 펼 경우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 후보는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규모를 밝히지 않았고, 비정규직의 채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수를 획기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업종 및 기업규모 등을 기준으로 비정규직 고용 총량을 설정해 정규직 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유 후보 역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고용보험기금에 재정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관련 예산을 확보하겠다고만 밝혔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문제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높여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문대학원 교수는 "갑작스럽게 선거가 시작되다보니 모든 후보들이 공약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재원조달 방안이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일자리 정책의 경우 정부의 개입 정도에 따라 들어가는 예산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 차이를 꼼꼼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규모 축소·노동시간 단축…'노동개혁' 다른후보 같은 공약

    5명의 주요 대선후보들의 노동개혁 공약은 대부분 대동소이했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조기대선으로 치러지면서 공약 준비기간이 비교적 짧다보니 과거 노동개혁 이슈가 그대로 차용된 경우가 많았다.

    ①비정규직 차별 축소

    5명 후보 중 누가 되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줄어들 전망이다. 문 후보는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상시·지속적 업무를 정규직으로 고용해 비정규직 규모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강제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격차완화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안 후보는 공공부문 '직무형 정규직을 도입해 비정규직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심 후보 역시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으로 기간제·사내하청·파견제 등 모든 비정규직 채용을 금지하고, 상시 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모두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②노동시간 단축

    문 후보·안 후보·유 후보·심 후보 모두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연차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법정 최장노동시간인 주 상한 52시간을 준수토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최소 연속휴식시간제를 도입해 1일당 11시간 이상의 최소 연속휴식시간 보장을 약속했다. 유 후보는 퇴근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업무지시를 하는 소위 '돌발노동'을 제한하고, 근로일 사이에 '최소휴식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보다 구체적으로 연 1800시간 노동시간상한제를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주 35시간 노동제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③육아휴직 확대

    육아휴직과 관련해서는 쌍둥이 공약이 많았다. 문 후보는 남성 공동 출산 휴가 기간을 현 5일 이내 3일 유급휴가에서 유급 10일, 무급 4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육아휴직 급여도 출산 후 3개월까지 육아휴직급여를 2배 인상하겠다고 했다.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를 통해 자녀 수에 상관없이 배우자의 산전휴가나 육아휴직을 연달아 사용할 경우 6개월까지 육아휴직급여 2배(상한 2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안 후보 역시 '성평등 육아휴직제'와 '30일 배우자출산휴가 급여'를 도입하고 유가휴직급여를 인상하기로 약속했다. 심 후보 역시 육아휴직 급여를 현행 50만~100만원에서 80만~150만원으로 현실화하고, 기간 역시 현행 12개월에서 16개월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유 후보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차별없는 동등한 육아휴직 기간을 보장하기 위해 민간기업 근로자들도 육아휴직을 최장 3년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급여율도 통상임금의 40%에서 60%로 인상하기로 약속했다. 홍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한도를 2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③최저임금 1만원 시대

    모든 후보가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5명의 후보는 임기 내 혹은 2020년까지 모두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노동분야는 사회양극화 해소와 격차 완화 등 시대정신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특별히 보수·진보의 정책적 차이를 발견하기가 어려운 분야"라며 "후보들 간의 미세한 차이는 있어도 전체적으로 후보들 간의 노동 정책에 대한 변별력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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