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커피人사이트] '2016 KBC 챔피언' 최정민 바리스타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매일 2시간 이상 연습…"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좌우명
"바리스타 매력은 다재다능함"…국가대표 선발위해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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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6 KBC' 우승자 최정민 바리스타. 사진=오현승 기자.
    최정민 바리스타(사진)는 정유년 새해를 맞아 가장 주목받는 바리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두 달 전 열린 '2016 코리아 바리스타챔피언십(KBC)'에서 예선과 본선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우승컵을 안았다. 같은 대회에 두 번째 도전해 거둔 쾌거다.

    지난 6일 엔제리너스커피 세종로점에서 최 바리스타를 만나 대회 우승의 비결과 뒷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커피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짧은 경연시간 동안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했다. 최 바리스타는 "올 하반기 개최 예정인 '2018 WCCK 국가대표 바리스타 선발전'에 출전, 만족한 만한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새해 각오를 밝혔다.

    ◇ 대회 탈락이 쓴약…"우승 비결은 오직 연습뿐"

    먼저 최 바리스타에게 지난해 KBC 우승 비결을 묻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2시간 이상 연습을 거듭한 노력의 결과"라고 답변했다. 그는 "어릴적부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을 갖고 살았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이 말의 참뜻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경연장에서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깨닫게 됐다고 최 바리스타는 언급했다. 한 해 전 열린 같은 대회에서 탈락한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

    최 바리스타는 "2015년엔 대회 첫 출전인 데다, 연습량이 부족해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창작메뉴를 위해 대회 전날 미리 준비한 흑설탕 시럽이 대회 전 굳어버렸다.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녹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엔 정확한 측정을 위해 준비한 저울을 대기실에 두고 시연을 시작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며 "이를 다시 가져오는 과정에서도 시간 소모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2016 KBC에선 오직 커피의 맛에 중점을 뒀다. 프레젠테이션(PT) 콘셉트나 배경음악 등 커피 외적인 부분의 비중은 낮췄다. 그는 "원두 블랜딩 비율 및 카푸치노나 창작메뉴 부문에서 최적의 에스프레소 추출량과 우유 온도를 찾고자, 특정 원두나 여타 재료의 비중을 10%씩 바꿔가면서 끊임없이 새 방식을 시도했다"면서 "특히 창작메뉴에선 에스프레소와 다른 재료들과 어울리는 맛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챔피언'이 선보인 시그니처블렌딩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최 바리스타의 시그니처블렌딩은 에티오피아 시다모G1 원두 50%, 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와 에티오피아 후리즌두예나를 각각 25%씩 섞은 게 특징이다. 그는 "이 배합비는 피치, 캐러멀, 블루베리의 향미와 카카오의 비터니스 바닐라크림의 부드러운 마우스필, 미디엄바디, 미디엄엑시디티, 그리고 길게 지속되는 애프터 테이스티가 차별화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 챔피언의 조언, '내 커피'를 소개하라

    최 바리스타는 경연대회에서 얻은 자신만의 '꿀팁'도 소개했다. 먼저 그는 "경연대회에선 시연자가 몸을 숙이면 심사위원들도 동시에 몸을 낮추고, 우유 스티밍을 할 때엔 가까이 다가와 동작 하나하나를 확인해 점수를 매긴다"며 "이러한 상황에 익숙하지 않다면 시연 도중 긴장해 준비했던 순서나 멘트를 잊어버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친분이 없는 이들을 초대하는 등 일부러 생소한 환경에서 연습하거나, 또 이들을 심사위원으로 간주, 눈을 맞추며 대회용 멘트를 말해보는 연습이 필수라 조언했다.

    PT과정에선 심사위원이 평가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힘줘말했다. 그는 "각각의 심사위원들이 자신들의 채점표에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기 쉽도록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며 "심지어 창작메뉴의 경우 재료 구매가 얼마나 수월한지도 점수에 포함되는 내용"이라 말했다.

    특히 스파이시 등 원두의 건열반응에서 나오는 맛은 통상 '나쁜 맛'으로 여겨지지만, 경우에 따라선 '개성있는 맛'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PT 도중 '스파이시는 이 커피의 특징'이라고 언급했다면, 심사위원들은 이를 커피의 결점이 아닌 개성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고 최 바리스타는 설명했다.
    '2016 KBC'의 한 장면. 이 커피경연대회에선 수석심사위원 1명과 탬핑의 수평도 등을 따지는 2명의 기술심사위원 및 맛 평가 등을 담당하는 4명의 감각심사위원 등 총 7명이 대회 참가자의 커피를 평가한다. 사진=오현승 기자.

    ◇ 다재다능함 요하는 커피 '매력적'…국가대표 도전

    그렇다면 커피 경연대회 우승자이자 큐그레이더인 최 바리스타와 일반 커피소비자와는 커피 맛에 대해 어떠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까. 최 바리스타는 '맛있는 커피는 어떤 것인가'란 화두에 대해, "커피는 '기호식품'"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했다. 커피엔 '정답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설령 바리스타라도 다른 이들에게 특정한 맛이 절대적으로 뛰어나다고 강요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 최 바리스타는 바리스타의 역할은 '이러한 맛을 가진 커피도 있다'고 소개하거나 또는 원두, 추출방식 및 로스팅 방식에 따른 맛의 차이 등을 대중에게 귀띔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커피 취향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론 에티오피아 계열의 밝은 산미를 띤 산뜻한 맛을 선호한다"고 짧게 말했다.
    최정민 바리스타의 핸드드립 시연 모습. 사진=오현승 기자.

    최 바리스타는 지난달 자신이 진행한 커피클래스에서도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인 10여명을 대상으로 한 스페셜티 커피 강연에서, 프렌치프레스, 에어로프레스 등을 여러 커피추출기구를 활용해 손쉽게 커피를 내려마시는 방법을 전했다. 이 같은 활동도 커피의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와 궤를 같이 한다.

    인터뷰 도중 최 바리스타는 콜롬비아 칼다스를 핸드드립 방식으로 선보이며, 핸드드립 시 알아둘 만한 몇 가지 조언도 건넸다. 그는 "원두가루 뜸들이기 단계는 커피 서버(추출된 커피를 받는 기구)에 커피가 1~2방울 가량 떨어질 정도면 적당하다"며 "1차 추출에서 커피 고유의 성분이 대부분 추출되는 만큼, 2~3차 추출은 커피 용량을 맞추는 느낌으로 다소 굵은 물줄기로 커피를 내리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단 한 잔의 커피를 내리더라도 커피 포트(커피추출용 주전자)에 물을 가득 채우고 추출해야 뜨거운 물의 온도를 유지시킬 수 있다"며 "커피의 잡미를 피하려면 3분 이내에 추출을 끝마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 바리스타가 추출을 시작할 때 세팅해 둔 전자시계는 정확히 2분52초를 가리켰다.

    최 바리스타는 바리스타란 직업적 매력에 대해 '다재다능함'이라고 강조했다. 바리스타는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계를 잘 다루는 엔지니어다. 새로운 음료를 만들어내고, 변형함은 물론,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머물고 즐기는 매장관리까지도 맡는다. 그는 "바리스타는 틀에 박히지 않고 다양한 상상력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지칠 틈이 없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전했다.

    최 바리스타의 다음 목표는 국가대표선발전이다. 때문에 '2018 WCCK 국가대표선발전'에 대비해 매일 2시간 넘는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6개 영역으로 구성된 WCCK에서 그는 스스로 로스팅한 원두로 15분 내 에스프레소 4잔 밀크음료 4잔 및 창작메뉴 4잔 제공하는 KNBC에 도전한다.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엔제리너스커피 건대영존점 부점장으로서 매장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최 바리스타는 "시연 연상을 반복 시청하다보면 스스로의 부족함을 개선하고 또 다른 이들의 장점을 배울 수 있다"며 "올해 WCCK에선 좋은 결과를 얻고 꾸준히 성장하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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