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K분유, '사드 보복' 칼날 피할까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2013년 651억에서 지난해 1211억으로 3년새 86.0% 증가
1월 수출액 급감…업계 "사드 영향 없지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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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중국사업에서 빼어난 성적표를 받아든 분유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13억명에 이르는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매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칫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처의 불똥이 튈까 숨죽이는 모습이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업계의 조제분유 중국 수출실적은 지난 2013년 651억원(달러당 1154원 적용시)에서 지난해 1211억원으로 3년새 86.0% 증가했다. 주요 업체별(자체 집계기준)로는 매일유업 4200만 달러, 남양유업 3800만 달러, 롯데푸드(파스퇴르) 400억원가량 중국에 수출했다. 일부 관행적인 실적부풀리기를 감안하더라도 3사의 실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는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파동(2008년) △성조숙증 유발 분유 사태(2010년) △2011년 피혁 분유사태(2011년)가 연이어 발생한 데다, 동일본 대지진(2012년)까지 겹친 반사이익도 톡톡히 봤다.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한 한국 분유의 품질이 개선된 것도 이 같은 성과의 밑바탕이 됐다.

    국내 한 시내면세점 내 매일유업 분유 판매코너. 사진=오현승 기자

    현재 약 20조원 규모의 중국 분유시장에서 한국산 분유의 시장점유율은 채 0.6%수준에 그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수입산 분유 선호도(원산지별) 호주·뉴질랜드(22.5%)가 가장 높고 다음은 네덜란드(14.5%), 아일랜드(11.4%)순이다. 그러나 한국 분유업체로선 국내 신생아수가 지난 2012년 48만4600만명에서 지난해 40만6000만명으로 급감하는 등 국내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중국 등 해외 진출 외 뾰족한 타개책도 없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분유업계의 수출국 중 중국의 비중은 86.6%에 이른다.

    중국 온라인쇼핑몰 징동닷컴 내 남양유업 분유제품. 사진=징동닷컴 캡쳐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 분유 중국 규모(549t)가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은 우려를 키운다. 대(對)중국 분유수출 규모는 지난해 4월(421t)이후 단기 저점을 찍은 뒤 이듬달 699t으로 반등했다. 이후에도 등락을 거듭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2월엔 1203t까지 늘어났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경 중국의 통관 절차가 다소 까다로워져 수출금액이 줄었다"며 "분유수출도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내 분유업체 관계자는 "사드 보복에 따른 영향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연초 수출물량 감소세는 수출 시점의 차이일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영유아 조제분유 배합비 등록 관리방법(신조제분유법)'과 관련해선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신조제분유법은 중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분유제품이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심사 및 허가를 통한 등록을 의무화한다. 또 1개 업체당 3개 브랜드(9개 제품)만 판매를 허용한다. 국내 분유업체들이 통상 예닐곱개 브랜드를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판매 제품수 축소가 불가피하다. 

    반면 제품력을 통한 고급 분유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관점도 있다. 또 다른 분유업체 관계자는 "최근 정치적·외교적 이슈에 민감한 상황이라 중국발 이슈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의 규모가 워낙 큰 만큼 현지시장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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