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대출 폭증, '또다른 부채 뇌관' 우려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4대 시중은행 대출잔액 약 10% 늘어…하나銀 15.9%·국민銀 11.4% ↑
50대 이상 비중 64.3%, 자영업 폐업률 높아지면서 리스크 위험 커져
  • 은행의 소호대출(자영업자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 속도는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보다 훨씬 가파르다.

    이는 그만큼 소호대출이 은행 입장에서 쏠쏠한 수익성을 보장해준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관련 리스크도 상승해 우려 또한 높은 상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KB·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총 154조8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말(141조2090억원) 대비 9.7%나 뛰어오른 수치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증가율이 제일 높았다. 하나은행은 28조5610억원에서 33조950억원으로 15.9% 폭증했다.

    KB국민은행(11.4%)까지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우리은행은 7.7%, 신한은행은 3.8%씩 각각 늘었다.

    특히 전체 기업대출 증가율보다 소호대출 증가율이 훨씬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기업대출이 0.7% 및 2.9%씩 줄었음에도 소호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국민은행 역시 소호대출 증가율이 기업대출 증가율(5.9%)의 2배에 가까웠다.

    신한은행은 소호대출 증가율 3.8%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지만, 기업대출 증가율(2.5%)보다는 높았다.

    이는 최근 연달아 터진 대기업부실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조이는 와중에서도 소호대출만큼은 거꾸로 장려했다는 뜻이 된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소호대출은 대기업대출이나 우량 중소기업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수익성이 우수하다”며 “과반수가 부동산담보대출이라 리스크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호대출의 증가속도가 너무 빠른 데다 태반이 50대 이상 고연령층에 쏠려 있어 자칫 부실화될 우려도 커지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총 261조1423억원으로 전년말의 239조2621억원보다 9.1%(21조8801억원)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이 11조5000억원 늘어 전 연령층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지난해말 기준 소호대출의 연령별 비중은 50대 39.1%, 60세 25.2%로 집계됐다. 50세 이상 비중이 64.3%나 차지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은퇴한 뒤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연령층에 소호대출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고연령층은 부채 충격에 취약해 염려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불황이 거듭되면서 자영업의 폐업률도 올라가고 있다.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창업하는 음식점업의 경우 1년 내 폐업률이 22.9%(2015년 기준)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국회의원은 “차후 소호대출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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