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증권 지점·보험설계사들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온라인 활성화에 보험 대면채널 판매비중 점차 줄어들어
증권사 지점도 저수익성·온라인·대형점포화에 매년 감소
  • 금융시장에서 한 때 '잘 나갔던' 보험사 설계사와 증권사 지점 직원들의 설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저축성상품 판매 집중 전략에다 온라인 보험시장이 확대되면서 설계사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 지점 역시 HTS·MTS 활성화, 고정비용 부담과 낮아지는 수익성, 최근 점포 대형화 이슈에 밀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 보험업계 대면채널 판매비중 점차 감소…설계사 수도 3년새 5.2%↓

    25일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보험 판매에서 설계사가 활동하는 대면채널의 비중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생보사들의 대면모집 초회보험료는 9조1674억원으로, 전체의 98.78%를 차지했다. 3년 전인 2014년 9월 대면모집의 비중이 98.84%였던 것에 비해 0.06%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9월 CM(온라인)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3년 전(17억6700만원)보다 3.5배 늘어난 61억8700만원을 기록했다.

    손보업계에서도 지난해 9월 설계사가 포함된 대면판매는 52조4040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판매채널별에서 대면채널의 비중은 3년 전(87.98%)보다 0.62%포인트 감소한 87.36%로 나타났다.

    8062억원에 불과했던 CM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3년 새 1조5843억원로 늘어났다.

    실제 설계사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수는 2014년 9월 20만 7813명에서 2015년 9월 20만482명, 2016년 19만6889명으로 감소해 3년 사이 5.2% 줄어들었다.

    보험사의 대면채널의 비중이 조금씩 축소된 것은 설계사 수가 줄어들고 온라인 보험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을 위해 저축성 상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설계사 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저축성 상품의 경우 상품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설계사의 도움 없이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가 등장하는 등 온라인 보험시장이 확대되면서 대면채널 자리를 일부 차지했다. 실제로 2015년 11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보험다모아는 1년 만인 지난해 11월 30일 방문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온라인 보험시장의 확대와 별개로 여전히 대면채널이 보험사의 주요한 판매채널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채널별 판매 실적에서 대면 채널이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로 보장성보험 등 설계사의 설명이 필요한 상품들을 보험사들이 주력으로 내놓으면서 대면 채널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의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해당 채널을 강조하고 있지만, 설계사 채널도 아직 중요한 판매 채널"이라며 "다만, 설계사들이 다른 채널과 차별성을 가지기 위해 교육, 고객 관리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지점, 저수익성·온라인화·대형점포 출현에 매년 감소

    증권사들의 경우 점포 대형화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HTS·MTS의 대중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IB(투자은행)의 활성화 영향으로 지점 수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증권사의 국내지점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9월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은 1509개를 기록했고 2014년 9월에는 1265개, 2015년 9월에는 1154개,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1101개로 집계됐다. 2013년 대비 2016년은 지점 수가 408개(27%)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증권사 지점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배경으로는 떨어지는 수익성 등이 꼽힌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수수료가 저렴한 HTS와 MTS를 이용해 주식 거래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굳이 지점을 방문할 이유가 없어졌다.
     
    증권사 지점은 대부분 해당 지역에서 상당히 번화한 상업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 수익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건물 임대료 부담, 즉 고정비용이 크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국내 증시의 시장 환경이 개선되는 ‘증시랠리’ 시즌의 경우에는 지점 직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수익부서로 IB가 주목받는 것도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지점의 운영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점포의 대형화가 추진되고 있는 것 역시 증권사 지점에는 불리한 이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규모 있는 증권사들은 이미 대형점포를 일부 마련했고, 점포의 효율성을 확대시키고 크기는 키우는 점포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대형점포를 만든 곳은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이 증권사는 지난 2014년 전국 20개 지점을 5개 대형점포로 통합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메리츠종금증권은 대형 증권사를 능가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 중형 증권사 지점 직원은 "대형점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점들의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큰 스트레스"라면서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한 분들이 많은데 대형화 추진 과정에서 이런 점들이 고려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 기여도가 낮은 부서나 지점이 된서리를 맞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라면서 "증권사들의 점포 대형화는 어려운 증권업황 속에서 지점과 지점직원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할 것 같다"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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