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입맛 사로잡은 韓라면<下>] 할랄인증 훈풍· 탄탄한 제품력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 세계일보 -
5~6년 전부터 할랄인증 획득…무슬림 국가 수출액 '쑥'
불닭볶음면 인니서 대박…지난해 수출액 1000억 육박
  • 국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 진열대. 사진=오현승 기자
    한국산 라면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끈 데엔 라면업계의 치밀한 해외진출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게 무슬림시장 공략을 위한 할랄 인증 획득이다. 할랄은 '허용된 것'을 뜻하는 것으로, 가공에서 포장, 보관, 운송 등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이슬람 율법에 맞춰 진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주요 라면업체들은 앞다퉈 할랄 인증을 통해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20억 무슬림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다국적 미디어그룹 톰슨로이터는 "오는 2019년엔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 규모가 세계식품시장의 약 20%에 이르는 2조5370억 달러(약 3000조)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농심은 이미 지난 2011년 한국이슬람중앙회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한 신라면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소고기를 대신 단백질을 이용해 스프를 만든다. 신라면은 지난 2013년엔 말레이시아 이슬람발전부(JAKIM)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는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야채라면' 등을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 수출한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할랄 인증을 추가 취득했다. 

    실제 무슬림 인구가 90%에 육박(약 2억명)하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산 라면의 인기가 높다. 인도네시아 라면수출액은 지난 2015년 326만 달러에서 지난해 1126만 달러로 3.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UAE에 수출된 한국라면도 147만 달러에서 248만 달러로 1.7배 늘었다. 

    업계는 앞으로도 할랄 인증 품목수를 지속적으로 확대, 무슬림 시장에 적극 두드린다는 복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OEM 방식으로 현지 업체와 제휴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할랄 인증 인프라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무기로 해외 공략에 나선 것도 우수한 수출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선 매운 국물라면이, 동남아시아에선 볶음라면의 형태가 인기가 높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해외에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가 지난 2013년 불닭볶음면을 처음 수출한 이래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출액은 540억원까지 늘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수출액은 950억원에 이른다. 직년연도 총 라면수출액(294억원)을 3배나 웃돈다. 수출이 뒷받침하면서 삼양식품의 전체 실적까지 개선하는 형국이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액 비중 약 70%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체 41개 수출국 가운데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다"며 "중독성이 강한 매운맛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운맛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난 게 수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오뚜기 '치즈라면'도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지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치즈라면은 치즈분말을 통해 얼큰함 대신 고소함을 강조한 제품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치즈라면은 고소하고 깊은 맛을 선호하는 홍콩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한류의 영향이 아닌 라면의 제품력으로 동남아 등에서 한국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국내 라면업체들이 성장이 멈춘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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